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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영화 채널서 '드라마 장르물 명가' 되기까지…'마니아층' 노리다

기사등록 : 2019-07-3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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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출범 초기 단순히 영화만 방영하는 채널이던 OCN. 이제는 완전히 ‘드라마 장르물 명가’로 탈바꿈했다. 지상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코나 막장극이 아닌 수사물, 학원물, 법정물을 연달아 선보였고, 그 때마다 성공시킨 덕이다. 이는 곧 시즌제로 이어졌고, 마니아층까지 확보하며 확고한 시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 장르물의 시작 ‘신의 퀴즈’…시즌제로 확대시키다

OCN은 2004년 대한민국 최초로 케이블 TV 드라마를 제작한 이후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선보였다. 초창기에는 지금처럼 색깔이 뚜렷한 수사물, 범죄물이 아닌 타 채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코나 성인 시청자를 노린 작품이 주류였다.

[사진=OCN]

영화 채널이 고전을 겪으며 드라마로 반전을 꾀하려 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OCN은 쉽게 볼 수 없었던 ‘장르물’에 도전했다. 첫 선을 보인 것이 시즌제로 확장된 ‘신의 퀴즈’. 이는 현재까지도 OCN에서 가장 오래 사랑받는 메디컬 수사극으로,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팬들이 직접 시즌제 청원을 일으키기도 했다.

‘신의 퀴즈’는 사망 원인 불명의 시체를 조사하는 법의관들의 이야기다. 성격도 직업도 확연히 다른 류덕환(한진우 역)과 윤주희(강경희 역)를 파트너로 엮은 점이 주효했다. 미해결 사망사건, 즉 희귀병 사무소로 연계된 사건을 수사하며 희귀병 환자와 그 가족인 약자들과 어두우면서도 따뜻한 현실을 잡아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이후 ‘특수사건전담반 TEN’ ‘처용’ ‘나쁜 녀석들’ ‘38 사기동대’ ‘보이스’ ‘라이프 온 마스’ ‘손 the guest’, 그리고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왓쳐’ ‘미스터 기간제’를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OCN의 ‘장르물 명가’로서 면모는 더욱 견고하고 뚜렷해졌다.

특히 ‘보이스’는 일본에 이어 태국에서도 리메이크가 결정됐다. 이어 미국, 캐나다, 프랑스, 스위스, 홍콩, 싱가포르 등 미주와 유럽을 포함한 56개국(시즌1~3 합산)에서 TV 및 VOD 판매가 이뤄지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OCN에서 장르물로 선보인 '왓쳐' '보이스2' '구해줘'(왼쪽부터 차례대로) [사진=OCN]

OCN은 한때 영화 채널이던 장점을 살려, 드라마와 영화를 합친 ‘드라마틱 시네마’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영화와 드라마의 포맷을 결합하고 영화 제작진이 대거 드라마에 참여한 새로운 형태의 제작물로 평가된다.

OCN 드라마틱 시네마의 출발을 알린 건 ‘트랩’이었다. 알 수 없는 덫에 걸린 국민 앵커와 관련된 사건의 충격적인 진실을 찾아가는 하드보일드 추적 스릴러인 이 작품은 자체 최고 시청률 4.9%(닐슨, 전국 케이블‧IPTV‧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입 기준)를 기록하며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섹션 크로스오버 부문에 초청됐다.

또 4.1%의 시청률을 기록한 ‘나쁜 녀석들’은 현재 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로 제작돼 오는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했던 마동석과 김상중이 그대로 출연해 팬들을 설레게 한다. 

OCN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신의 퀴즈' [사진=OCN]

◆ 1020 아닌 마니아층 상대로…시청 타깃을 바꾸다

OCN이 영화 채널에서 첫 장르물 ‘신의 퀴즈’를 선보이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다. 이들은 여느 채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이자, 흥행 요인으로 꼽히던 로코와 막장극이 아닌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장르물’을 택했다. 장르물은 OCN이 시청자들에게 가장 이질감 없이 다가갈 있는 소재였다.

OCN은 영화 중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명작, 그리고 액션 블록버스터를 주로 취급했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에게 OCN은 ‘액션 장르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기에, 로코나 막장극이 아닌 장르물로 승부수를 띄웠다. 또 지상파에서 로코와 막장극으로 과열 경쟁을 펼쳐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때,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소재를 통해 경쟁력을 구축했다.

장르물을 선보인 순간, 시청 타깃 역시 바뀌었다. 로코나 막장극의 시청 타깃이 1020, 4050이라면 OCN은 전 세대를 아우를 장르물로 ‘마니아’층을 만들어냈고, 고유 시청자를 확보했다. 이처럼 OCN은 장르물을 통해 드라마계의 하나의 시장을 구축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OCN 황혜정 국장은 “OCN은 스토리테인먼트(STORY-ENTERTAINMENT) 채널을 지향하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의 애정에 힘입어 ‘장르물 명가’로서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향후에도 다양한 소재의 장르물로 사랑에 보답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신선함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하반기 오리지널 라인업을 통해 장르물의 확장에는 한계가 없음을 입증할 것"이라고 기대를 더했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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