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권민지 기자 =이달 초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불똥이 저비용항공사(LCC)를 넘어 대형항공사(FSC)까지 번졌다. 운항 중단부터 기종 변경을 통한 축소 운영, 감편 등의 방식으로 국적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정리 중이다.
지난 1일 일본이 수출 규제를 발표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 4만6518명의 서명이 달렸다.
이같은 일본에 대한 반감이 '일본 여행 불매'의 형태로 가시화 되자 항공사들의 조치가 시작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선 축소 운영은 불매운동 장기화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이다. 이 때문에 다음달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여부 결과를 발표하면 추가적인 수요 감소가 발생해 노선 개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 29일 주 3회 운항하던 부산~삿포로 노선의 운항을 9월 3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운항 재개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기존 예약 승객들은 내항기를 이용해 인천~삿포로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조치에 들어갔다. 지난 30일 아시아나항공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9월 중순부터 인천~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의 항공기를 대형기종인 A330에서 소형기종인 A321과 B767로 교체하기로 했다. 최소 40석에서 116석의 좌석수 감소가 이뤄진다.
일본 노선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보다 이른 조치를 취했다. 저비용의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은 30%, 대형항공사는 11~14% 정도다.
지난 24일 티웨이항공은 무안~오이타 노선의 운항중단을 발표했다. 이르면 다음달 중 부산~사가·오이타, 무안~기타큐슈, 대구~구마모토 노선의 운항도 중단된다.
이스타항공은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에어부산도 대구~도쿄 노선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며 진에어는 10월 내 매일 4회 운항하던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3회 운항으로 감편한다.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은 신중하게 노선 재편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 포화, 신규 취항을 위한 항공기 확보 등 복합적 원인이 있다"며 "최근 가시화된 일본 불매운동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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