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내달 1일 태국 방콕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한다.
외교부는 31일 “강경화 장관은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 계기에 내일 오전 고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한일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는 강경화 외교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사진= 지지통신 뉴스핌] |
강 장관은 이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방콕에 도착했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난 4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일본이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내달 2일 직전 열리는 만큼 주목된다.
강 장관은 고노 외무상에게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요청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작업 역시 중단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규제조치가 부당함을 분명히 지적하고 이러한 조치가 중단돼야 한다고 일본에 대해서는 물론 ARF에 참석하는 여러 외교장관들, 국제사회에 대해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강경화·고노 함께 만나겠다"
다만 일본도 한일 외교장관을 포함한 여러 계기에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자국 입장을 설명하며 한국이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측이 총리실과 경제산업성 주도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고노 외무상이 기존과 다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는 현재 한국 측으로부터 부정적인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어서 상당히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일 양자 간 문제해결은 어려워 보이지만 미국의 관여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까지 포함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동이 열릴 전망이어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한일에 외교적 분쟁을 중지하는 협정에 서명하는 방안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을 만나고 고노 외무상을 만날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을 함께 만나서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도록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내달 3일까지 방콕에 머물며, 1일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 2일 ARF·동아시아정상회의(EAS)·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3일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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