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이 고속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업계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미 지난 2016년 ‘수소전기차 로드맵’을 발표해 수소차 강국 실현에 나섰다. 중국 공신부(工信部)의 로드맵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수소차 5000대, 수소충전소 100기 이상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 시대를 열겠다고 공식화했다.
중국 정부의 완성차 업계에 신에너차 생산을 의무화하는 ‘친환경차 정책 드라이브’도 향후 수소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중국에서 영업 중인 완성차 기업은 신에너지차 판매 비율을 2019년 10%, 2020년 12%까지 맞춰야 한다.
☞수소전기차: 휘발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엔진이 없고, 전기차와 달리 외부의 전기 공급 없이 연료전지 스택에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움직여 주행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둥펑자동차가 2019년 상하이모터쇼에서 선봰 수소전기차 AX7 FCV [사진=바이두] |
◆41개사 뛰어든 수소전기차, 아직은 걸음마 단계
수소전기차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으며,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에 의해 ‘물’만 배출되는 완전무결한 친환경차로 꼽힌다.
현재 수소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 중국 완성차 업체는 지난 2018년 연말 기준 41개 기업에 달한다. 또 완성차 업계가 선을 보인 수소 전기차 모델도 총 56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소차 생산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수소연료전기차 생산량은 1619대로, 전년비 27% 증가했다. 앞서 2017년 수소차 제조규모는 동기대비 102.2 % 늘어난 1272대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수소차를 장거리 운송에 사용되는 상용차 응용에 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공신부(工信部) 관계자는 “순수 전기차(EV)는 시내안을 주행하는 승용차에 적합하고, 수소전기차는 장거리 수송에 나서는 대형 상용차 응용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수소전기차는 대부분이 상용차와 버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수소상용차 및 수소버스의 제조량은 각각 909대, 710대를 기록했다.
판매면에서도 수소 버스가 전체 판매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중퉁(中通),페이츠(飛馳), 푸톈(福田) 3대 버스제조사의 수소차 판매량은 전체의 72.7%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사회과학원 관계자는 “중국 수소차 시장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100만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상용차가 수소차 모델의 주종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수소차에 연료로 사용되는 산업용 수소 생산 비용이 저렴한 점도 중국 수소차 산업의 강점으로 꼽힌다. 매년 중국에서는 산업공정 과정에서 1000만톤 이상의 수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수소 생산면에서 세계 선두이다. 국제수소에너지협회(國際氫能協會)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수소 생산 규모는 6300만톤에 달한다. 이중 중국의 생산량은 2200만톤으로, 전세계 1/3을 차지한다. 또 중국은 오는 2030년 이면 글로벌 최대 규모의 수소에너지 및 수료연료전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상하이자동차 수소전기차 모델 FCV80[사진=바이두] |
수소차 분야에 대한 업계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차 R&D 규모는 지난 2018년 4억 3600만위안에 달했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대학 및 연구기관도 수소차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최대자동차 업체인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는 일찌감치 수소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6년 승합차 모델인 FCV80과 승용차인 '룽웨이(榮威)950'을 출시했다.
또다른 토종 맹주인 창청자동차(長城汽車)와 지리자동차(吉利汽車)는 각각 2022년, 2025년에 수소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상용차 업체중에서는 중퉁커처(中通客車)가 기술력과 생산 규모면에서 한 발 앞서 가고 있다. 중퉁커처는 버스 제조사로는 제일 먼저 수소차 연구에 착수했다. 지난 2016년 9개 수소버스 모델 개발에 성공한 후 소형 대형 수소 버스를 포함한 다양한 모델을 시장에 선보였다. 중퉁커처는 지난해 수소버스 판매량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중퉁커처의 수소버스 [사진=바이두] |
다만 중국 수소전기차 업체들의 기술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현재 수소전기차 부품, 소재 등 관련 밸류체인 산업은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수소차 업체인 하이마그룹(海馬集團) 징주(景柱) 회장은 “중국과 일본의 수소연료전지차 분야 기술격차는 20년 정도이다”며 “ 중국이 수소차를 대규모 육성하게 된다면 해외 의존도도 확대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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