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매출이 떨어진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1000달러(약 120만원)을 들여 고가 스마트폰을 원치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소비자가 애플 매장에서 아이폰을 만져 보고 있다. 2018.09.28. [사진=로이터 뉴스핌] |
31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매체 CNBC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얼마나 좋은 지 여부를 떠나 1000달러를 들여 새로운 스마트폰을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애플의 2분기(회계연도 2019년 3분기) 아이폰 매출은 259억9000만달러로, 전문가 예상치인 263억1000만달러를 하회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2% 감소한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31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 A50, A70 판매량이 전작 대비 높은 판매량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갤럭시 S10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부진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소비자들이 고가 스마트폰을 사지 않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라고 진단했다.
첫째는 새 스마트폰을 살 필요가 없다는 데 있다. 아이폰 이용자들의 경우, 평균 4년에 한 번씩 최신 아이폰을 구입한다는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에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구형 아이폰을 더 오래 소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둘째로, 당장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카메라 성능과 배터리 수명이다. 최근 몇년에 출시된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은 이미 뛰어나고 배터리는 교체하면 그만이다.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XR은 카메라 성능이나 배터리 수명 면에서 뛰어나다. 가격은 749달러. 이보다 더 비싼 프리미엄 모델은 아이폰 XS와 아이폰 XS 맥스인데, 더 풍부한 색채와 밝기·더 좋은 카메라 성능을 제외하고 XR과 큰 차이가 없다. 이 가운데 애플은 구형 아이폰 7을 쓰던 기기를 주면 299달러에 보상 판매 중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은 999달러 하는 갤럭시 S10+ 대신 A 시리즈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CNBC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일종의 딜레마에 빠졌다고 했다. 어느 쪽에서 먼저 폴더블 폰을 내놓거나, 새로운 "꼭 있어야 하는"(must-have) 기능을 선두하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를 꺼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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