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1일(현지시간) 4년래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1일부터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또 한 차례 강수를 두자 유가는 8% 가까이 내리 꽂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WTI) 원유는 배럴당 4.63달러(7.9%) 하락한 53.95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낙폭은 일간 기준 2015년 2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물도 4.55달러(6.99%) 하락한 60.50달러에 마쳤다. 지난 2016년 2월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연준이 보여준 매파적 색채에 실망하면서 이날 장 초반 부터 하락세를 보인 유가가 트럼프 발언 이후 낙폭을 크게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에 기존 관세에서 제외된 나머지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원유 수요 전망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졌다.
어게인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존 킨덜프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유가는 연준의 실망스러운 통화 완화 움직임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까지 원투펀치를 맞았다"고 말했다.
연준은 예상대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 했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금리 인하가 중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아니라고 언급하면서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췄다.
한편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고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이 2011년 이후 최저치로 감소하는 등 유가 상승 재료도 상존했으나 이날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카고 소재 프라이스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원유 생산이 수요보다 100만배럴(bpd)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 보고서로 유가 시장은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무엇보다 트럼프의 추가 관세 부과 발표가 시장을 놀래키면서 수요 전망을 크게 흐렸다"고 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중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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