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펜클럽이 자국 내 최대규모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기획전이 중단된 것에 대해 성명을 발표, 전시를 계속하라고 촉구했다.
일본펜클럽(회장 요시오카 시노부·吉岡 忍)은 지난 3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표현의 부자유전·그 뒤'의 전시는 계속돼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해당 단체는 성명에서 "제작자가 자유롭게 창작하고 받아들이는 이들도 자유롭게 감상한다"며 "공감이든 반발이든 창작과 감상 사이에 의사를 소통하는 공간이 없다면 예술의 의의를 잃어버리게 돼 사회의 추진력인 자유로운 기풍도 위축되고 만다"고 했다.
일본펜클럽은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나고야(名古屋)시 시장이 전시 중단을 요구했던 일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기획전에 보조금 교부 금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단 사실도 언급했다.
단체는 "행정 요인들의 이같은 발언은 정치적인 압력 그 자체로 헌법 제21조 2항이 금지한 '검열'로 이어진다는 건 말할 것도 없다"며 "인류 탄생 이후 인간을 인간답게하고 사회 확충에 기여해온 예술의 의의에 대한 몰이해적인 언동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 펜클럽은 "지금 행정이 해야할 일은 작품을 통해 창작자와 감상자가 의사를 소통하는 기회를 확보해 공공의 장으로 키우는 것"이라며 "국내외가 다사다난할수록 더욱 단기적인 견해를 넘어, 다양한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일본 최대규모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실행위원회는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뒤'의 전시를 3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전시회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표현한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해 평화헌법 9조를 테마로 한 하이쿠(俳句·전통시가), 쇼와덴노(昭和天皇·124대 일왕) 등의 초상화가 불태워지는 영상작품 등 일본 각지의 미술관에서 철거됐었던 20여점이 전시됐다.
일본 최대규모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제작자인 김서경(가운데)씨와 김운성(좌측)씨가 기획전 첫 날인 1일 소녀상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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