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4일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RCEP 회원국들이 다자무역질서를 훼손하고 자국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유 본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3일 중국 북경에서 개최된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에 참석한 제3국 장관들이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측 우려에 공감을 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7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미국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RCEP은 한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아세안 10개국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거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세계 인구의 절반,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유 본부장은 전체 회의와 10여개국 통상장관들과의 양자 회의에서 일본의 3대 품목 수출 규제 조치와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 배제 결정 등 무역 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일본의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무역 규범에 위배되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규범에 기초한 무역 체제'를 지향하는 RCEP의 취지에도 배치되며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RCEP 국가 간 역내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명확히 지적했다"며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러한 조치가 단행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조치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국가들은, 양자회의를 계기로 일본의 조치가 다자무역질서를 훼손하고 일방주의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면서 "특히 일부 국가들은 일본의 조치가 RCEP 역내 공급망 뿐만 아니라 자국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고 일본이 주요 소재 공급국으로서 글로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본부장은 "RCEP은 역내 국가간 교역장벽을 완화하고 경제통합을 추구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자리인데 RCEP 장관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역내 경제통합을 저해하고 공급망을 무너뜨리는 일방적이고 자의적 무역제한조치를 발표하면서 어떻게 RCEP과 관련이 없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일본은 지난 6월말 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투자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정상선언문을 도출한 직후 우리에 대해 일방적이고 차별적인 수출규제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면서 "이런 모습이 일본이 늘 주창해온 자유무역의 원칙을 지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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