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오늘(5일) 오전 중국 위안화는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에 최저 가치 기록이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추가적인 통화 약세를 기꺼이 용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달러당 중국 위안화 환율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역내 위안화 환율은 개장 후 달러당 6.9999위안을 기록,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 51분(0351GMT)에는 7.0266위안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이는 2008년 5월 9일 이후 첫 7위안선 돌파다.
역외 위안화 환율 역시 이날 오전에 달러당 7.1094위안까지 가치가 급락했다가 오전 11시 58분(0358GMT) 기준, 달러당 7.0784위안으로 반등했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지난 30, 31일 상하이에서 재개된 미국과 중국간 고위급 대면 무역협상은 진전없이 끝났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9월 1일부터 나머지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재화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휴전은 끝이 났다.
앞서 같은날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달러당 6.9225위안으로 전장보다 0.33% 올려 고시(위안화 절하)했다. 인민은행이 6.9위안 이상으로 고시한 것은 올들어 처음으로, 2018년 12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미즈호증권 홍콩 지사의 아시아 환시 전략가 켄 청은 "오늘 인민은행의 고시는 마지노선(last line in the sand)이었다"라며 "인민은행은 완전히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청신호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했다.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중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줄리안 에반스-프릿차드는 중국이 심리적 지지선 방어에 나서지 않은 것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대한 희망을 거의 포기한 상태임을 시사한다"고 했다.
중하이셩롱자산운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장 이는 "단기적으로 위안화의 강세는 국내 경제에 의해 크게 결정될 것이다.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안정되면 위안화는 7.2 또는 7.3위안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민은행은 같은날 성명을 내고 "일방주의, 부호무역 조치, 중국에 대한 관세 우려 등 요인의 영향으로 오늘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락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위안화 약세를 무역전쟁 파장과 연계하면서도 통화정책은 바꾸지 않을 것이며 위안화 가치 변동은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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