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신라젠 임상 중단 여파로 바이오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자 코스닥이 장중 580선이 붕괴되며, 6%이상 급락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올해 첫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급락에 따른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약 3년 1개월 만이다.
5일 한국거래소는 오후 2시 9분께 코스닥150선물가격 및 현물지수(코스닥150)의 변동으로 향후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사이드카 발동)된다고 공시했다. 오후 2시 8분 코스닥 지수가 6%대 하락하며, 급변동했기 때문이다.
사이드카는 코스닥150선물지수의 거래종목 중 직전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 가격이 6%이상 상승(하락)하고, 해당 선물거래대상지수의 수치가 3%이상 상승(하락)해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매매 매수(도)호가의 효력 5분간 정지 후 자동해제하는 것을 말한다. 단 1일 1회만 적용되며 정규시장 개시 후 5분 이내, 장종료 40분전 이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 1월과 2월 코스닥시장에서 사이드카를 총 두 번 발동한 바 있다. 코스닥 150지수와 선물지수가 크게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표=거래소 공시] |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01포인트(0.16%) 하락한 614.69로 출발했다. 하지만 약 2년 5개월 만에 장중 600선 아래로 떨어졌으며, 결국 580선을 내줬다. 오후 2시 2분 전 거래일보다 35.73포인트(5.80%) 하락한 579.97을 나타냈다.
이 같은 코스닥지수 급락의 주요한 요인으로 신라젠 임상 3상 중단 여파로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바이오주의 약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7.13%), 헬릭스미스(-3.72%), 메디톡스(-18.94%), 코미팜(-13.16%), 셀트리온제약(-8.12%), 제넥신(-8.63%), 에이비엘바이오(-11.17%), 삼천당제약(-8.31%), 차바이오텍(-13.26%), 메디포스트(-10.55%), 네이처셀(-7.25%) 등이 하락 중이다.
신라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7%(9350원) 내린 2만1850원에 거래되며,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나타낸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3위에서 10위로 추락했다.
앞서 지난 2일 금요일 오전 신라젠은 “1일 오전 9시(미국 샌프란시스코 시간)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와 펙사벡 간암 대상 임상 3상 시험(PHOCUS)의 무용성 평가 관련 미팅을 진행했다”며 “결과 DMC는 당사에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으며, DMC로부터 권고받은 사항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할 예정이다”고 공시했고,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곧바로 ‘하한가’로 직행했다.
그러자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펙사벡을 병용요법, 술전요법 등 다양한 프로토콜의 임상시험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조기 종료되는 임상 시험은 지난 2015년 신라젠이 FDA로부터 허가받은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이다. 해당 임상 시험은 일명 ‘PHOCUS’라고 불리며, 전 세계 21개국 140여개 병원의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넥사바’ 단독 투여한 군 300명과 ‘넥사바+펙사벡’ 병용투여군 300명에서 약효를 비교했다. 바이엘의 ‘넥사바’는 지난해 ‘렌비마’ 승인 전까지 유일한 간암 1차 약물일 정도로 가장 많은 환자가 복용하는 치료제다.
신라젠은 ‘PHOCUS’ 모멘텀에 힘입어 2016년 연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자마자 단숨에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2017년 신라젠은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주가 급등에 의한 조회공시 요구를 수시로 받았으며, 한 해 상승률은 605.6%로 전체 시장 통틀어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넥사바 단독 투여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생존기간을 늘리지는 못했고, ‘PHOCUS’ 임상 조기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대신 기존 항암제와 펙사벡을 함께 투여하는 병용 요법, 종양제거 수술 전 암세포의 크기를 줄이는 술전 요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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