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요동을 친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당분간 국채금리는 떨어지고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5일 위안화가 빠르게 절하하면서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대를 넘어선데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1992년 중국을 2년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바 있지만 아무런 예고 없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5월 미국이 상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때도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으나, 중국과 우리나라 모두 '환율관찰국'을 유지했다.
이번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미중 무역전쟁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앞으로 1년간중국과 위안화 저평가 등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중국은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없고, 미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기도 어려워진다.
6일 오전 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코스콤] |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외환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봤다.
6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4.7원 오른 1220.0원에 장을 시작했으나, 곧 빠르게 내려 오전 11시10분 현재 1213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이 홍콩에서 위안화표시 채권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위안화가 절상되고, 원화 역시 위안화와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며 "인민은행의 시장안정화 의지와 함께 한국은행 개입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환율이 내렸다"고 분석했다.
오석태 SG증권 전무는 "이제 위안화 환율 문제는 지엽적인 이슈가 됐다. 중국 당국이 일정수준 통제에 들어갈 것 같다.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경기가 더 둔화되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어 오 전무는 "이미 채권시장은 미국 제로금리까지 보고 있다. 다만 미국경제가 나빠져서 금리를 더 내린다고 하더라도, 달러는 엔화에 대해서만 약세일 보일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약세는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의 위안화 가치 하락은 일시적이다. 환율조작국 지정과 함께 미국 금리인하가 지속하면서 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 위안화 강세 기조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어 "단기적으로 우리나라 환율이 더 오를 경우 미국이 우리나라까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바이두] |
안전자산 선호가 심화하면서 주요국 국채금리 역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마이너스(-)0.2% 밑으로 내렸다. 5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709%, 2년물 금리는 1.575%를 각각 기록하며 장단기 금리 역전 폭을 키웠다.
우리나라 국채금리 역시 하락장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곧 상승세로 돌아서며 채권 약세를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채금리가 곧 하락 전환하면서, 트리플 악재(주식·채권·외환 동반 약세)는 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며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였으나, 미중 무역전쟁 심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국채금리도 다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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