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7월말 기준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12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반면 국내외 주식형 펀드는 80조원에 미치지 못해 1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전세계 증시에 악영향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단위:십억원 [자료=금융투자협회] |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121조368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6월)말 118조2490억원, 전년말 101조761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3조1190억원, 19조6070억원 증가한 수치다.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연속 꾸준히 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일본의 무역 보복이 고조되면서 상반기부터 국내외 증시 불안감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금·달러와 함께 채권이 안전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반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79조3460억원으로 올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7월말 설정액은 81조5370억원으로 6월말대비 2조1910억원이 빠졌다. 전년말 설정액 85조1830억원과 비교해도 5조8370억원이 줄어들었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의 유출이 4조원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혼합형 펀드의 경우에도 설정액 26조6560억원을 기록하며 전월, 전년말 대비 자금이 유출됐다. 전년말 설정액과 비교하면 1조5000억원 정도 빠져나간 셈이다.
미중 무역분쟁 고조뿐만 아니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결정,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안팎의 악재가 겹치면서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는 5%이상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10%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공포감이 더해지면서 채권형 쏠림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자금은 선진국과 신흥국 동반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2분기 이후 캐리 트레이드 측면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했던 신흥시장 채권투자 자금이 7월 이후 순유입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과 채권형 펀드의 자금유입이라는 상반된 흐름에서는 투자자들의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점증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 국내외 주식 시장의 조정 이후,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매우 위축됐다"면서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어지는 것도 채권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키는 원인 중에 하나가 되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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