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최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양국 통상갈등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미국의 공세로 '경제 냉전'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을 제기했다.
홍콩 매체 SCMP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미중 통상갈등을 둘러싼 격화되는 공방에 양국 관계 악화는 물론 ‘경제 냉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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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 전문가인 베이징어언대학(北京語言大學) 황징(黃靖)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통상갈등 확대를 통해 중국 경제를 마비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그럼에도 환율 조작국 지정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황 교수는 “양국간 환율 및 금융 전쟁이 본격화되면 미·중 경제 갈등은 전면전으로 변모된다”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어떤 일방도 승자가 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다른 국제관계 전문가인 팡중잉(龐中英)은 “양국이 모두 양보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미·중 양국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경색되고 있다”고 전했다.
팡중잉은 그러면서 “앞선 통상 갈등이 기술 패권을 둘러싼 분쟁이었다면 현재 양국은 환율 및 금융 전쟁 돌입을 앞두고 있는 모습이다”며 양국 관계 악화와 함께 경제냉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중국을 겨냥한 거센 공세가 9월로 예정된 무역협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왕타오(王濤) UBS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 예고와 환율 조작국 지정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 짓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라며 “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에 양보를 할 수 있는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왕타오는 또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봐야겠지만, 9월 양국 무역협상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계 금융분석기관 TS 롬바드(TS Lombard)의 보좡(Bo Zhuang)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성장 둔화에 따른 악화되는 국내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미국을 겨냥한 공세를 내놓을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 절하 추세도 정치적인 동기로 인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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