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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관광 활성화, 日 불매 타고 탄력받을까

기사등록 : 2019-08-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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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韓 수출관리상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어 4일 한국여행 주의보
문체부 '국내 관광 활성화' 발표…일본 여행 취소→국내 여행으로
일본과 갈등 장기화 예상…국내 관광 중장기 계획 필요하다 지적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국과 경제전쟁을 선포한 일본 정부가 한국여행 주의보를 내리면서 양국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가운데 우리 정부도 주도적으로 ‘국내관광 활성화’ 대응방안을 내놓으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일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오고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면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된다”며 “우리나라에는 아름답고 실속 있는 여행지가 많다. 올여름 대한민국 구석구석 아름다움을 여행하며 살펴보길 바란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난 4일 일본이 ‘한국여행 주의보’를 내리기 전에 이미 장관이 한국여행을 독려한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국내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07 leehs@newspim.com

이와 같이 ‘국내 관광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던 문체부는 4일 이후 보다 적극적이고 뚜렷한 대응 태세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7일 ‘국내관광 활성화’ 대책 마련을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한 박양우 장관은 “정부는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관광시장 피해를 막을 만반의 태세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소하는 해외 여행 수요를 국내 여행으로 전환하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내수 진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장관이 언급한 국내 여행 활성화 방안은 광복절을 맞아 기획한 국내여행 캠페인과 테마별 관광 상품, 숨은 관광지 추천이다. 아울러 여행지의 바가지요금 관리와 위생문제 개선, 안전문제를 회복 등을 이뤄 국민이 가고 싶은 국내관광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체부 정향미 관광정책과장은 숨은 국내 관광지를 국민에 소개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정향미 과장은 7일 뉴스핌에 “국내여행지가 매력적인 형태로 보일 수 있게 각 지자체 및 관련 업체와 협력하고 노력해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이라며 “여행주간에 대한 홍보와 휴가철, 가을여행주간까지 국내여행 분위기를 고조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광복절 역사여행 10선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문화계 관계자에 따르면 문체부는 기금 예산을 변경해 30억원 정도를 홍보에 투입할 예정이다. 숨은 여행지를 알리기 위한 홍보 매체와 채널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정향미 과장은 “홍보 방식은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가 있을 거다. 새롭게 개발된 상품에 대한 홍보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인쇄매체 활용을 비롯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SNS나 동영상 홍보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채널 매체를 활용해 가급적 국민에 여행 정보가 닿게 할 거다. 일본여행을 취소한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자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가지 않겠습니다 사지않겠습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옷, 식품 분야 소비율이 낮아졌을 뿐만아니라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 관광객 수도 확연히 줄었다. 하나투어 송원성 과장은 7일 뉴스핌에 “요즘은 신규여행자가 많이 줄었다. 하루 평균 일본 패키지 신규 예약자가 1200명이었는데 요즘은 300명 정도”라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으로 향하는 국내 관광객은 감소했지만 이들은 주로 국내 여행이 아닌 또다른 국가로 여행을 선택했다.  송 과장은 “일본 대신 중국이나 동남아, 대만으로 향하는 관광객이 늘었다. 일본 관광을 취소하고 다른 나라로 해외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진 상자를 짓밟고 있다. 2019.07.05 dlsgur9757@newspim.com

문체부가 현시점에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우선 기획한 프로그램은 ‘광복절 역사 여행 10선’이다. 문체부 정태경 국내관광진흥과장은 “광복절 10선 여행지 선정과 캠페인을 발표했다. 광복절의 의미를 살릴 수 있고 광복절 연휴를 감안해 여행 계획을 세운 국민들에게 국내 여행지를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다음주 쯤 산업관광 콘텐츠에 대해서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행 콘텐츠에 대해 정태경 과장은 “여행주간 캠페인과 3년 단위로 지역 관광을 소개하고 관광지를 업그레이드하는 사업을 비롯해 DMZ 평화의 길, 접경 지역 관광 자원 활성화, 템플스테이 사업도 콘텐츠 사업으로 개발하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지만 국내 관광 활성화는 정부가 제시한 대책이기 때문에 이 전략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국내관광 활성화 전략과 관련해 계명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김영규 교수는 “국내 관광은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등 시선이 워낙 부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 관광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전략이 우선 필요하다. 일본 여행을 취소한 관광객들을 회유할 만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자체와 협력해야하는 부분도 있다. 정부만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펜션에서 바가지 요금으로 관광객을 피로하게 해도 지자체가 나서 개인 업체에 강제로 가격을 내리라고 하기도 어렵다”면서 “지자체, 그리고 관광지의 주민들의 의식을 바꿔야하는 부분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현시점에서는 단기적인 목표보다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본과 갈등이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중장기적으로 보고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여름과 가을에는 관광객이 많이 몰려서 특별한 전략이 필요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관광 혹한기인 겨울은 다르다. 관광 전략은 한 시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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