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석유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한 중국이 다음 타깃으로 석유업계를 정조준할 가능성이 제시된 것. 미국 에너지 업계의 중국 수출 의존도를 감안할 때 작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셰일유 생산시설 [사진=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미 에너지 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이 지난 5월 기준 하루 24만7000배럴로 9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월가의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원유 수입을 크게 축소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PVM 오일 어소시어츠의 스티븐 브레녹 원유 시장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내달 300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시행되면 중국이 미국 원유 수입을 크게 줄일 전망”이라며 “수입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동시에 미국 석유업계의 핵심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원유 수입 물량 가운데 중국의 비중이 20.2%로 파악됐다.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을 기세를 보이는 데다 중국 업체들이 원유 관세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전했다.
옥스포드 에너지 연구소의 미샬 메이던 중국 에너지 프로그램 이사는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원유를 포함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시행할 여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가뜩인 양국의 무역 전면전이 원유 수요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확산된 상황에 미국 석유업계를 긴장시키는 부분이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중국과 미국의 원유 수입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EIA는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7만배럴 낮춘 100만배럴로 수정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협상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아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여전히 논의를 진행중이고, 중국이 뭔가를 원하고 있지만 아직 딜을 체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양국의 9월 협상이 불발되는 한편 마찰이 장기화되면서 보다 커다란 타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백악관은 미 정부 기관의 화웨이 통신 장비 및 감시용 카메라 관련 제품 거래를 금지시켰다.
화웨이 거래 제한은 지난 6월 말 오사카 담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협상 타결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사안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움직임은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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