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지난해 8월부터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을 이끌어온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차기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거론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의 기자 일리아나 존슨은 CNN방송에 출연해 차기 주러 대사 후보 중 한 명으로 비건 대표를 꼽았다. 인터넷매체 복스(VOX)도 지난 9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주러 대사로 비건 대표를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비건 대표가 주러 대사직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 향후 북미 실무협상 전개 과정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복스는 비건 대표가 지난해 8월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된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으로부터 신임을 얻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과 합의가 가능하다고 믿는 비건 대표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을 비롯한 강경파들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러시아 현안에 밝은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러시아어와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1992년부터 1994년까지 모스크바 소재 국제공화당연구소(IRI)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라시아 담당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이블린 파카스는 "그(비건 대표)는 러시아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거주하기도 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러시아)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전문가 알리나 폴랴코바도 비건 대표가 러시아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복스는 비건 대표가 당초 유럽안보와 러시아 전문가로 더 알려져 있던 탓에 그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됐을 때도 의문을 갖는 이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존 헌츠먼 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헌츠먼 대사는 2017년 10월부터 러시아 대사직을 수행해왔으며, 임기는 오는 10월 3일까지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헌츠먼 대사가 대사직에서 물러난 뒤 유타주(州)로 돌아가, 주지사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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