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으로 치러진 11일(현지시간) 예비선거에서 중도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현 대통령인 마우리시오 마크리를 크게 앞선 것으로 초기 개표 결과 집계됐다.
아르헨티나 대선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1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예비선거 투표장에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V’를 그리고 있다. 2019.08.12.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예비선거 투표 개표율이 88%를 기록한 가운데 페르난데스의 득표율은 47.3%로 마크리 대통령을 15%포인트(p) 차로 앞섰다. 사실상 페르난데스가 마크리 대통령을 상대로 완승을 거둔 셈이다. 이번 예비선거에는 10명이 입후보했다.
10월 27일 대선에 진출 하기 위해선 이번 예비선거에서 1.5%의 득표율을 획득해야 한다. 또 대선에서 최종 승리하려면 '최소 45%의 득표율'을 얻거나, '득표율 40% 이상을 기록하고 2위 주자를 10%p 차'로 따돌려야 한다. 이 때에도 승자가 나오지 않으면 11월 24일 결선을 치른다.
예비선거의 승부처는 경제 정책이었다. 노동자와 저소득층이 지지 기반인 페르난데스는 마크리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정책 때문에 아르헨티나 통화 가치가 떨어졌고 인플레이션이 연율 50%를 넘게됐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유권자들이 마크리의 긴축적인 경제정책을 강력히 거부했다"고 표현했다.
페르난데스가 대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4년 만에 좌파 진영이 정권을 탈환하게 된다. 페르난데스는 현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협상한 차관 합의를 대폭 수정하겠다고 했고,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 페르난데스는 연금 증액 등 재정 규율을 무시하는 공약도 내놓은 바 있다. 마크리 대통령의 개혁노선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금융시장의 우려가 크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오늘부터 우리 아르헨티나인들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크리 대통령으로서는 10월 27일 대선을 약 3개월 앞두고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 됐다. 오차범위 내의 패배는 짐작했으나 15%p 차로 대패할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기 때문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이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모든 여론조사가 실패했다"고 했다. 현지 언론들은 예비선거 전 여론조사를 토대로 차이가 5%p 이내라면 마크리 대통령은 3위 이하의 표를 모아야 역전 가능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9.08.06.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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