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국가 간 펀드 교차판매를 간소화하는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Asia Region Funds Passport·ARFP) 도입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6월 국회에서 국내 도입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으나 1년 넘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법안이 통과되면 새로운 투자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펀드 패스포트 등록판매 절차 개요 [자료=금융위원회] |
13일 금융투자업계 및 국회에 따르면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의 국내 시행근거를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5개월 만에 다시 논의된다. 정무위원회는 오는 14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이를 포함한 자본시장법 5건을 심사할 예정이다.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법안은 지난해 6월 정부가 발의한 것으로, 한국·뉴질랜드·일본·태국·호주 등 아시아 5개국에서 2016년 양해각서를 체결해 펀드의 등록·판매에 대한 공통 규범을 마련했다. 국가 간 펀드 교차판매를 간소화하기 위한 제도다.
기존의 역외 펀드는 판매국이 정한 적격펀드만 판매가 가능했다. 판매국 감독당국이 운용사 요건, 운용규제 준수 여부 등을 심사하는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규제가 존재했다. 하지만 패스포트가 시행되면 간소한 등록 절차만으로 회원국에서 공모펀드 판매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호주·태국·일본 등은 제도 시행을 위한 법안을 자체적으로 통과시켰다. 국내에선 1년 이상 정무위에 계류 중인 상황인데, 정무위 논의가 다시 시작되면 연내 통과될 가능성도 높다. 앞서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이미 두 차례 심사를 거쳤다.
금투업계는 제도가 도입되면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운용사도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지난 5월 관련 행사에서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펀드를 소개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자산운용사에도 글로벌 진출과 펀드 수출의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자들은 보호 장치가 강화된 해외 공모펀드에 접근성이 유리해지고, 국내 자산운용사 역시 해외 펀드와 경쟁을 통해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재간접 형태로 운용했던 해외 펀드를 제휴 등 없이 직접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상품 다양화 등 시장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외국펀드의 불완전 판매에 따른 분쟁 가능성이나 국내 자산운용사 위축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측은 "외국 펀드도 그 나라에서 등록할 때 심사를 거쳐 최소한의 요건을 갖춰야 하며, 국내에서 판매할 때는 또 적합성·적정성 원칙, 소비자 보호 등을 따르기 때문에 문제를 최소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는 사모펀드 투자자 수를 기존 49인 이하에서 100인 이하로 확대,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을 나누는 10% 지분보유 조항 전면폐지 등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김병욱 의원안)도 재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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