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미국의 화웨이(華爲) 제재에 따라 지난 2분기 삼성전자가 유럽시장에서 출하량을 20% 넘게 늘리고, 점유율도 40% 이상으로 확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화웨이의 유럽 시장 출하량은 16% 줄었다. 화웨이는 1분기까지만 해도 유럽서 60%를 넘는 출하량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매체와 업계 전문가들은 5월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발표 후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지원 중단 등이 우려되면서 2분기 유럽 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이처럼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제품군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최근 발표된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조사 결과를 인용해 화웨이 스마트폰이 구글의 서비스및 기술 제공 중단 우려로 출하량에서 커다란 감소세를 보였으며 선두였던 삼성전자와의 시장점유율(M/S) 차이도 지난 1분기 4%포인트에서 다시 벌어졌다고 전했다.
구글의 제재 우려로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제품의 출하량이 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바이두] |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화웨이의 올해 2분기 유럽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8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850만 대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 또한 작년 22.4%에서 18.8%로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큰 폭으로 증가하며 화웨이와 대조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출하량은 2018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830만대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도 40.6%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화웨이의 유럽시장 부진에는 구글의 제재 발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제재 발표 전까지 화웨이는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는 기업이었다. 미국 시장분석기관 IDC 통계 기준 2019년 1분기 화웨이 스마트폰의 유럽 출하량은 1350만대로 2018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 또한 25.33%에 달하며 1위 삼성을 4.08% 차이까지 따라잡으며 위세를 과시했었다.
발목을 잡은 건 유럽인들의 높은 안드로이드 OS 이용률 때문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가운데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은 최대 80.1%에 달한다. 향후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를 비롯한 GMS(구글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소비에 부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 19일까지로 유예된 구글의 제재가 본격 시행되면 화웨이는 기존 판매 휴대폰에 대한 안드로이드 갱신, 향후 신모델에 대한 GMS 서비스 및 갱신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없게 돼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시장에서는 외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화웨이의 2019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도 해외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가 예상된다며 약 4000만대 정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전문가는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부진으로 삼성과 샤오미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chu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