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한국화학연구원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최고 효율 부문에서 이른바 ‘마(魔)의 25% 벽’을 넘었다. 이로써 중국과학원과의 격차를 1.5% 이상 벌렸다.
14일 화학연에 따르면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지난 2일 ‘태양전지 최고효율 차트’ 발표에서 화학연 서장원 박사팀과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모운지 바웬디 교수팀이 공동연구로 페로브스카이트 부문 세계 최고 광전변환효율 25.2%를 달성했다고 확인했다.
광전변환효율이란 빛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효율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교해 제조가 쉽고 제작원가는 낮아서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에도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병행할 차세대 기술로 소개됐다.
이로써 화학연은 올 4월 중국과학원의 23.7%를 제치고 세계 최고 효율 24.2%를 기록한 후 4개월 만에 다시 1% 이상을 경신했다. NREL은 해마다 분기별로 태양전지 최고 효율을 기록한 연구기관을 발표한다.
특히 이번 기록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여겨진 25%의 효율을 뛰어넘는 결과로, 1세대 태양전지인 실리콘 태양전지 최고 효율과의 격차도 1%대로 좁혔다.
한국화학연구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진 [사진=화학연] |
서 박사는“이번에 기록한 25.2% 효율은 저렴한 용액기술 공정을 도입해 달성한 것으로,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가 상대적 고가의 공정으로 달성한 26.7%의 최고효율을 1%대로 줄인 것”이라며 “이는 상용화 가능성을 상당히 높인 연구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이 기술을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모듈을 제작하는 데 적용해 고효율 모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MIT와의 공동연구 핵심연구자인 화학연 신성식 박사는 연구성과에 대해 “이번 기록은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조성 제어를 통해 더 많은 빛을 흡수해 전류를 증대시켜 얻은 결과”라며 “앞으로 태양전지의 전류를 더 상승시키면 충분히 실리콘 태양전지의 26%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화학연은 중국과학원,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 등과 함께 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를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이번 기록을 포함해 총 7번 NREL 태양전지 최고효율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2017년 10월 22.7%, 2019년 4월 24.2%, 2019년 8월 25.2% 등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최고효율을 기록한 바 있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