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개최와 광복 100주년인 2045년 통일을 비전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소 "미래 비전으로 평가하지만, 현실적인 근거는 아직 없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며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고 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KTV 캡쳐] |
문 대통령은 "북한과 함께 '평화의 봄'에 뿌린 씨앗이 '번영의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며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평화 경제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역량을 더 이상 분단에 소모할 수 없다"며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045년 통일론의 현실적인 근거는 없다고 평가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학계에서 2045년 통일의 근거는 사실상 없다"며 "통일은 로드맵이 필요한데 이번 발표는 희망의 측면인 것으로 보인다"고 혹평했다.
남 교수는 "서울·평양 올림픽이 이뤄지고 분위기가 조성되면 모르겠는데 역시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며 "남북이 잘해보자는 메시지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통일은 사실 우리 한 쪽이 강하게 주장하거나 남북만의 합의로 되는 것은 아니다"며 "서울·평양 올림픽도 지금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쉽지는 않지만, 문 대통령의 주장은 이를 통해 45년 통일로 가는 길을 굳건히 다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다만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3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비핵화에 대한 진전을 어떻게 보겠다는 것인지는 미지수"라며 "임기 내 성과 조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문 대통령의 남북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는 국면에서 우리만 통일에 대한 장미빛 청사진을 내놓는다면 정부가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