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국회 보좌진 가운데 최고직위 보좌관인 여성의 비율은 8.6%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급직인 8급 비서 이하 직급에서는 여성 비율이 58.3%로 집계되며 전체 여성 보좌진의 상당수는 하급직에 머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여성 근로자 기반 그룹인 국회페미는 이달 1일 기준 국회 보좌진 내 여성은 총 869명으로 전체 대비 38.2%에 이른다고 16일 발표했다.
여성 보좌진의 직급별 비율은 △4급 보좌관 8.6%(51명) △5급 비서관 19.9%(120명) △6급 비서 26.7% △7급 비서 37.4% △8급 비서 60.5% △9급 비서 63.3% △인턴 비서 52.3%이다.
국회 보좌진은 각 의원실의 정무 및 운영을 총괄하는 보좌관, 보좌관과 함께 정책 업무를 실무적으로 이끄는 비서관 등이 고위직으로 분류된다.
국회페미의 '여자는 보좌관 하면 안 되나요?' 캠페인 포스터 [사진=국회페미 제공] |
국회페미는 “각 의원실의 최종결정에 영향을 행사하는 보좌관과 비서관의 합계 여성 비율이 14.3%인 것으로 이는 20대 국회의원의 여성 비율인 17%보다 낮은 수치”라며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전반이 남성중심적 사고에 치우쳐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4급부터 7급 보좌진까지 남성이 압도적 다수인 데 반해, 8급·9급·인턴 직급에서만 여성 비율이 과반을 넘는다”며 “세 개의 직급을 합쳐 총 507명, 전체 여성 보좌진 869명 중 58.3%가 하급직에 머무르며 방문객 대접, 전화 응대, 집기 관리 등의 잡무를 도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중 상당수의 인원이 사무실 회계와 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행정비서 직무로 일하고 있다. 관례적으로 정책 업무 보좌진에 비해 행정 직무 담당자는 승진에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국회페미 활동가 A씨는 “인턴 성비는 매년 평균 남녀 반수 수준이나 비슷한 역량과 경험을 가지고도 여성 인턴은 상대적으로 승급 기회가 많지 않고 행정 직무가 강요되기도 한다”며 “정당하게 자기 능력을 펼칠 기회를 찾아 국회를 떠나는 여성이 많다. 그래서 여성 보좌진 수가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 말했다.
또 다른 활동가 B씨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전반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보좌진 조직의 심각한 성불평등 문제는 국민의 절반인 여성을 대표해야 하는 국회의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페미는 결성 1주년을 맞아 16일부터 한 달간 국회 유리천장 타파를 위한 ‘여자는 보좌관 하면 안 되나요?’ 캠페인을 시작한다.
국회 구성원 및 방문자가 볼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된 포스터를 부착하고 여성 보좌진의 실제 피해 사례 등을 온라인에 게시하는 방식 등으로 캠페인을 확산할 계획이다.
국회페미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사건’ 1심 판결이 있던 지난해 8월 14일을 기점으로 이틀 후인 16일에 결성된 국회 근무자 기반 네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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