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의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증시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며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날까지 1년 동안 베트남 증시에 8억4300만달러(약 1조238억원)를 투입했다.
베트남 증시 VN지수 지난 5년 추이 [사진=트레이딩 이코노믹스] |
이 기간 호치민 증권거래소 벤치마크 지수인 VN지수는 0.9% 정도 떨어졌음에도 외인 자금은 꾸준한 유입세를 보인 것이다. 지수는 올해 들어서는 9.7% 올라 동남아시아 증시 중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며, MSCI의 아세안지수 상승 폭 0.8%도 가뿐히 앞지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베트남의 활발한 경제 성장률과 정부의 국영기업 지분 매각 계획이 무역 갈등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상쇄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신흥국 투자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 설립자는 지난해 베트남이 50억9000만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IPO(기업공개)에 나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정부의 국영기업 지분 매각으로 5조1600억동 정도를 조달한 점, 법인세 감면, 6%가 넘는 경제 성장세 등이 모두 베트남 증시에 호재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미국의 관세 위협에 대한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BNP파리바 아태지역 증권매니저 펠릭스 람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이 길어지고 더 심각해지면 베트남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에 대미 무역 흑자 축소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26%에 육박한 상태다.
다만 애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 바랏 조시는 구조적 성장, 중산층 확대, 신용 수요 확대, 정부의 민영화 추진 등이 무역 악재를 충분히 상쇄한다면서, 여전히 베트남 증시 투자가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