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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이젠 문대통령까지 비난, 도 넘은 北 의도 뭘까

기사등록 : 2019-08-2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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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문대통령 겨냥해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문대통령 "유리그릇 다루듯 신중함 필요", 간접 비판
전문가 의견 엇갈려 "北에 할 말 해야" vs "신중 대응"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한의 잇따른 막말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 전문가들은 우려와 함께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난 수위가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거칠고 적대적인 상황에서 의도를 정확히 간파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조언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새벽 북한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끝끝내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놨다"며 "남한과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실제로 북한의 대남업무를 대변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최근 담화를 통해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읽어내린다'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이라는 등 문 대통령을 겨냥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은 정경두 국방부장관, 박지원 의원 등에 대해서도 실명을 거론하며 맹비난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가는 상호 간의 노력을 함께 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북한에 대한 유화적 입장을 유지했다.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18일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진 [사진= 미국 국방부]

문성묵 "北, 필요해야 나온다…그래도 할 말은 해야"
    전현준 "북한에 맞불로 얻을 것 없어, 평화 관리해야"

과거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를 맡았던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할 말은 하면서 의연하게 가는 것이 맞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육두문자를 쓰라는 것이 아니라 도발에 대해 할 말은 하면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센터장은 이어 "과거의 경험을 보면 북한은 필요해야 나온다"며 "대북제재를 확고히 유지하면서 '핵을 내려놓고 약속을 지켜야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을 열 수 있다'는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북한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역시 "문재인 정부는 대화의 그릇을 깨지 않으려고 하고 있지만,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북한이 이를 깰 수 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 프레임은 북한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때가 왔다"고 말했다.

반면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원장은 "수위를 높이는 북한에 역시 수위를 높이는 식의 대응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조금 더 인내하면서 남북관계를 보다 길게 봐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 원장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평화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통신]

北 잇따른 한국 비판 원인 분석도 갈려
    문성묵 "어차피 北 경제 살리기에 南 필요"
    최강 "南 독자적으로 얻을 것 없어 코너 세우는 것"

북한의 잇따른 막말의 배경에 대해서도 전문가 분석은 나뉘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은 그동안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끝없이 요구해왔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며 "어차피 북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서 남한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또 "과거 경험을 보면 북한이 영원히 보지 않겠다고 언급한 후 회담장에 나온 경우도 많았다"며 "북한이 기대가 많았는데 실제 주머니에 들어온 게 없어서 그만큼 속이 상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장 역시 "향후 북미 대화가 재개돼 비핵화 협상이 열리면 결국 북한 편을 들어줄 한국이 필요하다"며 "한국이 그동안 미국과 함께 개성공단을 열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향후 협상이 재개될 때를 대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최 부원장은 "용도 폐기"라고 잘라 말했다. 최 부원장은 "북한이 요구하는 것을 한국이 들어준 것이 없고, 한국에 독자적으로 얻을 것도 없으니 코너로 세우는 것"이라며 "이제 한국 정부가 평화경제를 이야기하니 더욱 더 강공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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