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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미-중 희토류 각축장 되나

기사등록 : 2019-08-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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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그린란드를 매입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각은 환상일 수도 있지만, 중국과 무역 전쟁 중인 미국이 그린란드의 자원, 특히 희토류를 탐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그린란드 서부의 일룰리사트 얼음 피오르.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중국이 무역전쟁에 있어 희토류 수출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최근 그린란드 자치령과 희토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린란드는 3850만톤의 희토류 산화물을 보유하고 있다. 그린란드 외 지역을 통틀어 희토류 보유량이 1억2000만톤인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희토류는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란탄, 테르븀, 사마륨 등 '희귀한 광물질' 17종을 가리키는 것으로, 전기자동차와 터빈 등 첨단기기, 첨단 군사장비 제조와 기술 개발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등에도 응용된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희토류 중 70% 이상이 중국에서 채굴되고 이보다 많은 규모가 중국에서 처리 과정을 거친다.

현재 그린란드에서 희토류 개발이 가능한 2개 기업이 중국과의 협력에 대해 상충되는 의견을 내고 있다. 그린란드가 중국과 손을 잡느냐의 문제는 결국 미국과 유럽이 비(非)중국산 희토류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에 그린란드의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주 민간 기업인 탠브리즈 마이닝은 중국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희토류에는 토륨이나 불소같은 일반적인 오염물질이 없기 때문에 중국의 정제 기술 없이도 저비용에 가공 작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가치 사실의 상위로 올라갈수록 중국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는 희토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덴마크 올보르대학의 패트릭 안데르손 교수는 “중국 기업들은 농축 광물질을 상업용 제품으로 만드는 복잡한 기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데다 중국은 희토류 최대 시장이기 때문에 중국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희토류 프로젝트를 성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린란드의 희토류 광산 그룹인 그린란드미네랄스는 이미 중국 기업을 최대 주주로 두고 있으며, 존 메어 그린란드미네랄스 전무이사는 “최고의 서방 기업들과도 일해 봤지만, 중국의 기술이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구 온난화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그린란드에서 희토류 개발 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개발에 따른 이득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일부 정치인들은 자원 개발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주민들의 이주를 막고 장기적으로 덴마크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그린란드 자치령은 예산의 60%를 덴마크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린란드 정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탠브리즈 마이닝과 그린란드미네랄스는 희토류 개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정부의 관료주의라고 지적했다.

미국 측도 그린란드에 개발을 위해 외국 기업들에 문을 열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모종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FT는 그린란드 관료주의가 드디어 희토류 개발에 청신호를 보내더라도 그린란드의 희토류는 가치사슬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손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희토류 생산업체 몰리콥의 생산시설에 희토류 4종 샘플이 진열돼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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