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한국과 중국, 일본 외교장관들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외교장관회의를 열어 3국 협력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다만 한국과 중국은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일본은 관련 언급 없이 ‘미래지향적 실무협력’을 강조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날 베이징 외곽 구베이수전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3국 외교장관회의는 2016년 8월 도쿄 회의 이후 3년여 만에 열렸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가운데, 자국 국기 앞에 나란히 선 3국 외교장관들.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 2019.08.21 |
이날 회의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왕 국무위원은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것은 3국 협력의 정치적 기초이며 이웃 나라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3국 협력의 원동력”이라며 “3국이 손을 잡고 다자주의를 제창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하며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원동력을 주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3국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3국 간 갈등은 건설적인 태도로 풀고 대화와 협력으로 나가야 하며, 양자 간 갈등이 3국 협력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념 촬영이 진행될 때 한일 장관의 손을 잡으며 서로를 가깝게 해주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중국이 최근 한일 갈등을 심각하게 생각하며 이를 중재하려는 입장을 행동으로 표현한 것이다.
왕 국무위원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가속화, 한중일이 공동으로 다른 국가와 협력하는 이른바 ‘한중일+X’ 협력 시스템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알렸다.
한중일 외교장관들은 또 이날 회의에서 올해 말로 예정된 3국 정상회담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中 왕이 "한일, 타당한 해결 방안 찾길"
강경화 장관은 공동기자회견에서 “3국 협력을 위해선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간다는 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자유로운 무역 환경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3국 외교장관의 공감대를 각국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자의적인 무역 보복 조치를 배제하고 역내 무역의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며 “3국 협력이 양자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3국 간 협력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노 외무상 역시 “3국은 서로 이웃나라이기 때문에 양자 간 관계가 어려움에 직면할 때도 있지만 3국의 협력은 확실하게 진전해야 할 것”이라고 했으나 한중과는 결이 다른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차세대를 위한 미래지향적 실무협력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3국에서 릴레이로 개최하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계기로 인적교류 확대를 제안했는데 의견 일치를 봤다”며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했으나 역사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자국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설명도 없었다.
이날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양자회동도 예정돼 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양국 갈등의 외교적 해법 필요성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이번 회동 결과를 반영해 한일 재연장 결정 시한인 오는 24일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28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한국 제외 시행 등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노 외무상은 한일 외교장관회담에 대해 “강 장관과 평소대로 기탄 없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왕 국무위원도 “타당한 해결방안을 찾기를 바란다”며 문제 해결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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