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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호텔-파리 날리는 식당, 홍콩 사태 점입가경

기사등록 : 2019-08-2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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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시 상장 기업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이익 침체 경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홍콩의 국내외 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사시사철 성수기를 연출했던 홍콩의 호텔 업계가 파리를 날리는 한편 항공사들은 관련 항공편 운항을 축소하고 나섰다. 음식점과 소매 업계도 매출 급감에 홍역을 치르는 상황이다.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12주째 지속되는 한편 날로 과격한 양상을 보이면서 관광과 숙박, 유통업을 중심으로 주요 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월가는 올해 홍콩 기업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이익 침체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 [사진=로이터 뉴스핌]

22일(현지시각)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관광 중심지를 중심으로 홍콩의 고급 호텔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고 보도했다.

유명 관광지인 침사추이에 위치한 고급 호텔 미라 홍콩은 직원들을 무급 휴가를 보냈고, 인접한 인터콘티넨탈 홍콩 역시 같은 결정을 내렸다.

홍콩의 부호 리카싱이 이끄는 CK 애셋 홀딩스가 운영하는 10개 호텔 역시 직원들을 무급 휴가 처리,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미라 홍콩의 한 직원은 SCMP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100여명의 객실 관리팀 직원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휴가를 권고 받았다고 전했다.

호텔의 객실은 절반 가량이 빈 상태다. 뿐만 아니라 주요 업체의 객실 이용료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일반적으로 빈 방을 찾기 어려운 여름 휴가 시즌이지만 관광업계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6월9일을 시작으로 홍콩의 이른바 송환법 반대 시위는 산업 전반에 커다란 타격을 가했다. 특히 시위대가 공항을 폐쇄하면서 관련 업계의 손해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공항 폐쇄 이틀 사이 1000여건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이후에도 해외 비즈니스 관계자와 여행객들이 홍콩 행을 기피하는 움직임이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컨퍼런스와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여행 및 숙박업계가 직접적인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호주 칸타스 항공은 홍콩을 오가는 항공기를 소형으로 교체하기로 했고, 캐세이 퍼시픽 항공을 포함한 그 밖에 항공업체도 일제히 비상 경영에 돌입한 한편 매출 급감을 경고하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1~10일 사이에만 해외 관광객이 30% 이상 감소, 관련 업계의 타격이 2003년 사스 사태 당시보다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싱가포르의 스트레이트타임스는 홍콩 요식 업계가 크게는 두 자릿수에 달하는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지난 7월 이후 소매업계 전반의 영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10%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업계의 매출 전망은 두 자릿수의 감소로 수정됐다.

과격 시위로 인한 피해가 날로 확대되자 홍콩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고 홍콩 현지 언론은 전했다.

홍콩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월가는 상장 기업들의 이익 절벽을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는 홍콩의 영업이익이 올해 평균 19% 급감, 11년 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이익 침체를 연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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