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서울옥션은 오는 9월 4일 오후 4시부터 서울옥션 강남센터 6층 경매장에서 제153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이번 경매는 총 127점, 120억원 규모의 다양한 미술품과 건축물이 출품된다.
김환기, <산>, oil on canvas, 80.5×100.4cm, 1955-1956, 경매 추정가 14억~20억원 [사진=서울옥션] |
먼저 김환기의 자연미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2점 출품된다. '산'은 작가가 2년에 걸쳐 서울과 파리에서 완성한 것으로 경매 추정가는 14억~20억원이다. '백자와 꽃'은 어둠이 내려앉은 밤 풍경을 묘사한 작품으로 1950년대 김환기 정물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근현대 작품 중에서는 5명의 한국 여성 화가 작품이 경매에 출품된다. 이성자, 천경자는 물론 방혜자, 최욱경, 이숙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추상화가 이성자(1918~2009)는 1951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조형예술을 공부하고 아흔이 넘은 나이까지 작가로 활동했다. 경매에는 작품 '무제'가 출품된다. 작가의 초기 작품으로 경매 추정가는 4000만~6000만원이다.
천경자, <꽃과 여인>, color on paper, 36.6×26.1cm, 경매 추정가 3억~4억원 [사진=서울옥션] |
천경자(1924~2015)는 1960년대 들어 전통채색화의 사실적 묘사 대신 초현실적 분위기의 소재들을 등장시킴으로써 환상적인 분위기를 구현하고 짙은 채색을 사용해 화려하고 강렬한 인상을 부여했다. 이 시기에 제작된 '꽃과 여인'이 이번 경매에 등장한다. 다양한 종류의 꽃을 한 팔 가득 안고 있는 여인에 날아드는 나비를 표현했다. 사실적인 표현과 푸른 색조로 초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이 작품의 경매 추정가는 3억~4억원이다.
50년 넘는 세월 빛을 그려온 방혜자(72)는 형태로 재현된 빛이 아닌 빛을 바라보는 주체와 그 내면에서 뿜어져 나온 빛을 담은 소통의 공간을 창조했다. 이번 경매 출품작 '빛의 춤'에는 '세상의 모든 만물이 빛으로부터 보여지는 것을 넘어 마음으로부터 새어 나오는 내면의 빛이 존재한다'는 작가의 성숙한 깨달음이 담겨있다. 경매 추정가는 3500만~5000만원이다.
이번 경매에는 조선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고미술품이 출품돼 눈길을 끈다. 조선왕실의 전통의식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한제국기에 그려진 '신축진찬도'다. 10폭 그림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효정왕후의 71세 생일을 기념하는 잔치를 화폭에 담았다.
또 대중에 조선시대 실학자로 널리 알려진 정유 박제가의 '목동취적도'가 미술품 경매에 처음 나와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목우도'로 불리며 사대부의 서자로 태어나 관직에 오른 박제가의 마음가짐을 담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백성들의 생활상을 그린 기산 김준근의 '풍속도'도 만날 수 있다.
예술마을 헤이리 딸기테마파크, 경매 추정가 40억~60억원 [사진=서울옥션] |
미술품 외에 200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초대받고,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황금사자상을 수한 건축가 조민석 등이 지은 건축물 '예술마을 헤이리 딸기테마파크'도 이번 경매에 출품된다. 이는 2층으로 구성된 문화공간 '딸기가 좋아'와 3층으로 구성된 '미술창고'가 결합된 건물이다.
특히 미술창고는 전시와 수장의 구별된 기능의 경계를 허물어 관람객들이 미술작품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건축물과 함께 2003년 설치한 최정화, 이완, 임옥상 작가의 공공미술 작품도 소장할 수 있다. '예술마을 헤이리 테마파크'는 건물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2003년 P/A(Progressive Architecture) 건축상을 수상했다. 경매 추정가는 40억~60억원이다.
경매 프리뷰는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9월 4일까지 누구나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