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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이상엽 "윤정우에서 저로 돌아오는 과정, 너무 아파요"

기사등록 : 2019-08-3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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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격정 멜로서 모든 것 쏟아내…40대 댓글 신기, 연애관도 바뀌어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민감한 소재였지만 많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멜로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저한테 정말 깊숙이 스며든 드라마거든요.”

이상엽이 2007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격정 멜로에 도전했다. 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을 통해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대안학교 생물교사 윤정우로 분했다. 그간 선보였던 로코의 이미지를 싹 지우고 격정멜로를 제대로 소화했다는 평가에 "저로 돌아오는 과정이 아프다"고 담담하게 웃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배우 이상엽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28 kilroy023@newspim.com

“요즘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아요. 저희 드라마를 표현하는 글귀가 ‘서서히, 깊숙이 스며들다’인데, 그 말을 제대로 실감하고 있죠. 작품 끝나고 나서 정말 많이 아팠어요. 윤정우에서 이상엽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너무 아프네요. 그만큼 저한테 깊숙이 박혀있는 것 같아요.”

극중 윤정우는 석사 동기 노민영(류아벨)과 결혼하지만 미국에 남아 박사학위에 도전하는 아내로 인해 싱글 아닌 싱글 생활을 한다. 한국에서 기러기 남편으로 3년을 살던 중, 손지은(박하선)을 만나 빠져서는 안 될 사랑에 빠진다.

“사실 이렇게 깊숙한 멜로는 처음이었어요. 이전 작품 중에 ‘착한 남자’는 일방적인 사랑이었는데, 이번에는 몰입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정우가 대사가 많이 없는 편이에요. 감정을 드러내는 대사는 별로 없죠. 그래서 제 표정에서, 눈빛에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선 선배가 제 눈을 통해 감정을 느껴줬으면 했는데, 너무 잘 통했죠.”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이상엽이 처음 도전하는 격정 멜로. 첫 도전에 소재는 ‘불륜’이었다. 앞선 작품에서는 주로 밝은 역할을 했다면 윤정우는 정반대였다. 소재 자체도 무겁고, 캐릭터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배우 이상엽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28 kilroy023@newspim.com

“순간순간 제 모습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때론 저도 과묵하단 소릴 듣지만, 그래도 밝은 성격인데 그게 보이면 정우가 아닐 것 같았죠. 어두운 분위기의 윤정우로 계속 있는 게 정말 쉽지 않았어요. 정우가 혼자 있을 땐 조명까지 늘 어두웠거든요(웃음). 그런 분위기가 많이 힘들었죠. 그걸 오롯이 감당을 해야 하니까요.”

작품은 총 4명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손지은‧윤정우, 그리고 최수아(예지원)‧도하윤(조동혁)으로. 이들은 각자 아픔을 품고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불꽃처럼 타올랐던 사랑은 결국 파멸에 이른다. 이상엽은 “이해되는 건 아니었지만, 안타깝긴 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의 사랑이 이해되진 않았지만, 안타까웠어요. 결국엔 캐릭터들이 전부 고통을 받잖아요. 결말도 안 좋았고요. 그래서 안타까웠죠. 이번 작품은 다시 보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몰입을 많이 했나 봐요(웃음).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내가 잘 하고 있나?' '잘 담아내고 있는 건가?’란 생각으로 했어요. 그만큼 넘쳐서도 안 되고, 부족해도 안 되는 감정이라 대본과 상황들을 잘 표현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네요.”

처음 접하는 장르와 역할이라 쉽지 않았음에도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는 뭘까. 이상엽은 이미지 변신이 가장 컸다고 웃었다. 소재는 민감하지만 배우로서 ‘격정 멜로’ ‘어른 멜로’는 포기하는 게 쉽지 않은 장르이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배우 이상엽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28 kilroy023@newspim.com

“소년미가 싹 빠진 어른 멜로를 하고 싶었어요. 정말 진지한 역할이 탐났죠. 이 작품을 받았을 때, 눈에 가장 잘 들어왔는데 감당은 안 될 것 같았어요. 하하. 그런데 정말 해보고 싶더라고요. 첫 방송부터 마지막 화까지 걱정이 커서 주변 반응을 많이 물어봤어요. 현장에서도 감독님, 하선 선배와 얘기도 많이 했고요.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죠.”

이상엽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하는 여러 경험을 했다. 40대 주부들의 전폭적인 지지, 드라마‧영화 제작진들의 러브콜까지.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면서 촬영한 만큼, 이상엽의 결혼관까지 바꿔놓았다.

“드라마 댓글을 보면 40대가 정말 많아요. 이분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했죠. 작품 끝나고 이렇게 영화나 드라마가 몰리는 것도 처음이에요(웃음). 드라마 찍고 바뀐 건 또 있어요. 이제는 온전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예전에는 상대방에게 맞추다 보니, 연애할 때 힘들더라고요.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의 주제가 ‘대화’라고 생각해요. 모두 대화가 부족해서 발생한 일 같고요. 대화라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고, 제가 아무 말이나 받아주는 상대를 만나고 싶어요. 하하.”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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