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삼성전자서비스의 직원 불법 파견을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현옥 전 고용노동부 차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삼성 불법 파견 은폐’ 의혹을 받는 정현옥 전 노동부 차관(왼쪽)과 권혁태 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11.05 leehs@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4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차관의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함께 기소된 권혁태 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정 전 차관과 권 청장은 지난 2013년 7월부터 9월 이뤄진 노동부의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수시 근로감독 결과를 뒤집기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삼성전자서비스의 근로감독을 실시한 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이 불법 파견 결론을 내렸으나 정 전 차관과 권 청장 등이 회의를 주재해 근로감독 기간을 연장하는 등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기 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봤다. 또 이 같은 결론에 대해 하위 공무원에게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 요소 개선안을 마련하고 이를 삼성 에 제안하라고 지시한 혐의 역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권 청장의 경우 이 과정에서 해당 회의 개최를 건의하고 여기에 참석,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를 받았다. 또 지방 고용노동청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같은 주장을 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그러나 검찰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당시 관련자들의 진술과 회의 기록에 정 전 차관이 세 차례 빠져 있다는 증거 등을 고려할 때 정 전 차관이 근로감독 결과를 뒤집기 위한 회의를 열도록 지시하거나 사전에 이를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어 정 전 차관이 삼성 측으로부터 부탁을 받았다는 검찰 측 주장 역시 이를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 측이 고용노동부 고위공무원들을 상대로 관련 정보를 전달받은 것은 맞지만 그 상대방이 정 전 차관이라고 특정할 만한 근거가 없고 정 전 차관으로부터 건네받은 개선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 등이 이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
근로감독관들이 불법파견 결론을 냈다는 검찰 측 전제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시·감독을 받는 근로감독관들이 감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으나 이는 결재권자의 보고와 결재를 위한 것일 뿐, 이들의 의견이 곧 근로감독에 대한 최종 결과가 될 수는 없는 데다 당시 근로감독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 전 차관이 하급자에게 삼성 측에 건넬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직접 삼성 측에 전달한 행위가 차관의 직무 범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재판부는 “차관의 직무 규정상 근로감독 기간 중이라도 근로감독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당시 상황에 비춰 필요한 것이라면 사측에 위법적 요소에 대한 지적과 그 개선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구할 수 있다”며 “이같은 행위가 불법파견이라는 결론을 암시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권 청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이메일을 보내거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한 내용은 개인적 의견을 밝히기 위한 것일 뿐 고용노동청장으로서 일반적 직무권한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정 전 차관과 권 청장의 관계를 비춰볼 때 두 사람이 공모했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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