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장기화 여파가 홍콩 경제로 확산되는 가운데, 침체된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 본토 자금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3일 중국 정취안스바오(證券時報)에 따르면, 강구퉁(港股通 상하이·선전거래소를 통한 중국 본토 자금의 홍콩 주식 거래) 자금이 32일 연속 순매수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홍콩 증시에 유입된 본토 자금의 순매수 규모는 719억8300만 홍콩달러(약 11조1400억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중국 본토자금이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순매수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송환법 반대 시위가 본격화된 6~7월부터다.
특히 홍콩 시위 사태의 장기화 추세가 형성된 8월 '홍콩 남하' 자금도 크게 늘어났다. 8월 15일과 16일 강구퉁 순매수 규모는 각각 46억 1800만 홍콩달러와 51억12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항셍지수가 0.38% 하락한 2일에도 상하이거래소를 통한 강구퉁 순매입 규모는 16억 5400만 홍콩달러, 선전거래소를 통한 강구퉁 순매입 총액은 3억 1000만 홍콩달러로 합계 19억 6400만 홍콩달러에 달했다.
연초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항셍지수는 5월을 기점으로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6월부터 다시 상승 추세를 타고 있었다. 그러나 송환법 사태가 발발하면서 급락세로 전환됐다. 7월 이후 홍콩 항셍지수는 10% 넘게 하락했다.
증시 침체에도 중국 본토 자금의 '남하'가 늘어나는 것은 시장 혼란을 틈타 우량주를 저점매수하려는 중국 본토 자금의 투자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 '남하 물결' 중국 자본 어떤 종목에 투자하나
강구퉁 자금 '남하'가 지속된 7월 19일부터 9월 2일까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강구퉁 481개 종목 가운데 331개 종목에서 순매수가 이뤄졌다. 강구퉁 종목의 68.81%에 달하는 수치로, 최근 32거래일 동안 강구퉁 대다수 종목에서 남하 자금의 순매수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 기간 54개 종목은 강구퉁 거래를 통한 '남하 자금'의 지분 비율이 1%포인트 이상 증가했고, 18개 종목은 2%포인트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중국 산둥성 소재 금광 기업인 산둥황금(1787.HK)의 강구퉁 자본 보유 비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강구퉁 자금의 비중이 7월 말 18.54%에서 8월 말 23.29%로 4.75%포인트나 늘었다.
거래 주식 수량으로 보면, 젠서(建設 건설)은행·궁상(工商 공상)은행·눙예(農業 농업)은행·중궈(中國 중국)은행·카니발그룹(嘉年華國際) 등 종목의 강구퉁 보유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들 종목의 강구퉁 자본 보유량이 모두 1억주 이상 늘어났다.
1일 거래 추이로 보면, 텐센트홀딩스·젠서은행 등 홍콩에 상장한 중국 본토 대기업의 인기가 높았다. 최근 32거래일 동안 텐센트홀딩스는 매일 10대 주요 거래 종목에 이름을 올렸고, 20거래일 이상 강구퉁 순매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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