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달 말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결정한 것과 관련, 미국이 신속한 합동 정보작전이라는 '기회 비용'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를 우려하는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방정보국 출신인 브루스 벡톨 앤젤로 주립대학 교수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우려하는 것은 '기회비용'에 대한 인식과 관련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일본 해상 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이 지난 2012년 일본 남부 사세보 해군 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벡톨 교수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표면적으로는 미-한, 미-일 양자 정보공유 체계로 회귀해도 정보 획득 수준에 큰 변화가 없다"면서도 "시간의 '기회비용 발생'은 지금 정보 과잉을 겪고 있는 미국 정보당국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제프리 크루즈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정보국장(공군 중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정보 과잉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전쟁 72시간 전 조기경보 체계' 운용 면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최근 체계를 전면적으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프랭크 휘트워스 미국 합동참모본부 정보국장(해군 소장)도 "미국은 지금 정보 과잉으로 인해 입수한 정보에 대해 '평가 누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다양한 정보 변수로 인해 신속한 합동정보작전이 중요해졌고, 특히 동맹국들과의 공조가 핵심적인데 지소미아가 종료됐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소견은 다시 말해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중요한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선별하려면 동맹국 간 공조가 핵심적인데, 그런 역할을 해 온 지소미아가 종료돼 미국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미·일보다는 북한과 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한 바 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16년과 2017년 초, 그리고 이보다 훨씬 이전에 미국이 한국과 일본과 정보를 공유했던 방식은 훨씬 비효율적이었고, 한쪽이 정보를 완전히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 갈등이 조성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지소미아 종료는 동북아의 안정과 번영을 유지하는 동맹의 틀을 훼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이는 북한 보다는 중국의 이익에 더 부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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