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9일 정권수립 71주년을(9.9절)을 맞아 범국가적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최근 대북제재로 인한 식량난, 진척 없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여파로 '조용한 행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48년 9월 2일 최고인민회의 제1기 1차회의를 통해 9월 9일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일'로 공식 선포했다.
그 이후 북한은 매년 정권 수립일을 기념하면서 금수산궁전 참배, 중앙보고대회, 대집단체조 등을 선보이고 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올해 정권 수립일 71주년에는 우표 전시와 체육경기 대회 등이 예정돼있다.
북한이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에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시위를 거행,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대외적으로 '무력 과시'를 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는 다소 요란하지 않은 정권 수립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외교가·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내각 총리 보고를 통해 대내외 메시지를 전하는 선에서 국가적 행사를 조촐하게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기념일(9.9절) 70주년 열병식.[사진=북한중앙TV] |
다만 일각에서는 북미 간 교착국면이 장기화되고 있고 남북관계도 삐걱거리는 가운데 대외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도 북한의 의외성에 주목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올해 9.9절 행사의 관전포인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선, 행사참석 여부, 중앙보고대회 때 내각총리 보고 또는 상임위원장의 보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내부결속을 위해 대남·대외메시지를 내놓을지 눈여겨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중앙보고대회 참석과 대외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있다. 9.9절의 본래 성격이 '대외 메시지 창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9.9절은 대외 메시지를 발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니다"라며 "특별한 메시지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올해는 열병식도 없기 때문에 당중앙보고대회 정도에서 끝날 듯"이라며 "김 위원장의 중앙보고대회 참석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정주년이던 지난해 9.9절, 집권 이래 처음으로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한 바 있다. 하지만 참관만 하고 직접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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