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은행들이 2분기(4~6월) 대출을 1분기보다 늘렸다. 일본정부의 수출규제에 맞춰 일본계 은행들이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와는 다소 다른 현상이다. 다만 전년 동기대비로는 두 분기 연속 대출이 감소했는데 이는 해외자산을 줄이는 일본은행들의 글로벌전략에 따른 것으로, 한국에서 특이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영업하는 엠유에스지, 미즈호코퍼레이트, 미쓰이스미토모, 야마구찌은행 등 일본 은행 4곳의 2분기말 총 여신(기업, 가계)은 19조1958원으로, 1분기(18조2996억원)보다 8962억원 늘었다.
은행별로는 엠유에스지(6조3919억원), 미쓰이스미토모(4조4062억원), 미즈호코퍼레이트(8조3120억원) 등 3개 은행이 전 분기보다 각각 6367억, 1890억, 736억원 대출을 늘렸고, 야마구찌은행만 857억원으로 31억원 줄였다.
이는 일각에서 나온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이어 금융보복으로 일본계 자금 철수 우려와는 정반대 현상. 이에 대해 일본은행들의 회계기준이 우리나라와 다른 게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은행은 우리나라와 달리 새로운 회계연도 시작이 1월이 아니라 4월이기 때문에, 영업이 적극적인 회계시작 초반 분기에 대출을 늘리는 것은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2분기와 1분기를 비교해도 올해와 같은 추세다. 이들 4대 은행의 한국 내 총 여신은 2분기 21조2601억원으로 1분기 19조7222억원보다 1조5379억원 늘었다.
다만 장기간으로 보면 일본계 은행의 대출 축소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전세계 대외 익스포저(위험노출) 중 일본은 15.6%로 프랑스(11.5%, 미국(11.0%)를 훨씬 앞서는 전세계 최고 수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일본은행은 대외 위험을 줄이는 전략을 지난해부터 시행중이다.
또한 은행권에선 일본계 은행의 자금 수요자가 우리나라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이 대부분이어서, 최근 양국간 경제교류 축소에 따른 대출수요가 7월부터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올 2분기 총 여신은 지난해 같은 기간(21조2601억원)과 비교하면 2조643억원 감소했다. 올 1분기(18조2996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19조7222억원)보다 1조4226억원 줄었다.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도 해외점포 ROE를 2018년3월말 10.6%, 2019년3월말 9.3%로 낮아졌고 2020년3월 목표도 9%로 낮출 만큼 해외수익전망을 낮추며 리스크관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