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자동차보험의 지난 8월 손해율이 9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 링링 피해보상과 함께 추석으로 운행량이 많아진 이달엔 손해율이 9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겨울이 시작되면 계절적 영향으로 손해율은 더 높아진다. 이에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에서만 약 2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의 8월(가마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2.8%를 기록했다. 삼성화재 92.6%, 현대해상 93.5%, DB손보 92.3%, KB손보 92.9%로 주요 손보사 모두 90% 이상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이들 상위 4개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80% 이상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80%를 초과하면 손실을 보기 시작한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약 20%기 때문. 이에 8월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110%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110원 이상을 지출한 셈이다.
우리나라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7조원. 합산비율이 100%를 넘어서면 1%마다 약 1700억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7월까지 주요 손보사의 누적 손해율이 87.7%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자동차보험으로만 7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고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손해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추석으로 인해 차량 운행량이 증가하면 사고율도 증가한다. 사고율 증가는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 태풍 링링으로 인한 피해가 속속 접수되면서 보험금 지출도 줄을 잇고 있다. 이에 이달 손해율은 95%를 초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또 4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높아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차량 운행이 증가하며, 고장이나 사고도 덩달아 많아지기 때문. 이에 올해 연말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0%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실액이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금융당국과 소비자들의 반발 가능성이 높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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