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부동산 신탁회사들의 순이익이 9년 만에 감소했다. 신탁사 11곳 모두 흑자를 기록했지만 신탁계정대여금을 비롯한 일부 자산이 부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한 감독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부동산신탁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동산신탁사 11곳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20억원(7.7%) 감소한 2633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부동산신탁회사 전체 손익현황 [자료=금융감독원] |
11개사는 지난 상반기에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평균 순이익은 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부동산신탁회사의 영업수익(매출)은 633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50억원(7.6%) 증가했다.
신탁보수는 3939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에서 62.1%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차입형 및 관리형 토지신탁보수가 3182억원으로 전체 신탁보수의 80.8%를 차지했다.
차입형토지신탁은 부동산 개발사업 진행 시 조달자금 및 분양대금으로 사업비 충당이 부족할 경우 부동산신탁회사의 고유계정에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관리형 토지신탁은 위탁자가 금융기관 및 시공사에서 사업비를 직접 조달하고 부담하는 형태의 신탁상품이다. 일반적인 토지(개발)신탁과 유사하지만 부도 또는 파산의 위험성을 제거(헤지)해서 분양사고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신탁사들의 상반기 영업비용은 286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33억원(34.4%) 늘었다. 이 가운데 판매 및 관리비가 1837억원으로 294억원(19.1%) 증가했다. 임직원 수 증가로 급여가 확대된 탓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임직원 수는 2022명으로 1년 전보다 191명 확대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47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5% 감소했다.
부동산신탁회사의 총자산은 지난 6월 말 기준 5조321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110억원(13.0%) 늘었다. 총부채도 2조4712억원으로 4412억원(21.7%) 증가했다. 회사채 발행이 3545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평균 735%로 지난해 말보다 121%포인트(p) 하락했다.
전체 부동산신탁사 수탁고는 지난 6월 말 기준 2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2조9000억원(6.2%) 늘었다. 이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담보신탁 수탁고는 134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조6000억원(7.7%) 늘었다. 관리형토지신탁도 59조3000억원으로 2조8000억원(5.0%) 증가했다.
반면 차입형토지신탁 수탁고는 8조3000억원으로 1000억원(1.2%) 줄었다. 차입형토지신탁 수탁고가 줄어든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분양관리신탁도 4000억원(0.5%) 감소했다.
이종기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팀장은 "부동산신탁사의 주 수입원인 차입형토지신탁 수탁고가 감소세로 전환했다"며 "NCR도 하락하는 상황을 고려해 부동산신탁회사의 재무건전성 감독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금융위원회와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 및 NCR 산정방식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 준비 중"이라며 "토지신탁의 사업장별 리스크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업무보고서 서식 개정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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