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시설 피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이는 사실상 ‘전쟁 행위’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대한 강력한 추가 제재를 지시하면서도 전쟁을 피할 방안도 있다고 언급했다.
◆ 폼페이오 “사우디 공격은 전쟁 행위”..이란 소행 지목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사우디를 방문하기 위해 제다 공항에 도착하기 전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공격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규모”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피격 사건이 사우디의 영토 내에서 일어났음을 상기하면서 “이는 그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전쟁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공격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밖에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예멘의 후티 반군 지역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이번 공격에 사용된 이란산 무기 체계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란이 이런 시스템을 국외에 배치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 14일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을 배후로 지목한 상태다. 미 정보기관들은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란의 남서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 이란 추가 제재‥여러 방안 있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나는 방금 재무장관에게 실질적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증가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추가 제재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48시간 안에 추가 제재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이란에 대해) 많은 옵션들이 있다. 최후의 옵션도 있고 그에 못 미치는 것들도 있다”면서 “최후 옵션은 전쟁으로 가는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로버트 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배후임을 시사하면서 "우리는 장전 완료된 상태"라며 군사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그는 다음날 "(이란이 배후라는 설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아직 확인 중"이라면서 "미국은 가공할 군사력을 갖고 있으며 필요하면 전쟁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그 누구와도 전쟁은 피하고 싶다”며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
◆사우디 “공격 무기는 이란산‥이란 배후 분명”
한편 사우디아라비아군은 이날 기자 회견을 통해 석유시설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과 무인기 잔해를 공개하면서 이란 배후설을 거듭 주장했다.
사우디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키 대령은 “피격 당시 동영상 등을 보면 공격은 북쪽에서 시작됐다”면서 이는 예멘서 발사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잔해들을 분석한 결과 모두 이란 무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공격은) 의문의 여지 없이 이란의 후원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하는 사우디군 대변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