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조국 사태’로 교육부와 국회가 대입 손질에 나선 가운데, 대입 등 중장기적인 교육 정책을 수립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평가다. 국가교육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다 총선 정국에 접어들면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당·정·청 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3.12 yooksa@newspim.com |
교육부 관계자는 19일 “시급한 법안이 많아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관련 내용은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10년 단위의 중장기적 교육 시스템 마련하기 위해 초정권적‧초정파적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공약했다. 정권의 입맛따라 급변하는 교육 정책으로 인한 현장의 혼란을 막는다는 취지에서다.
국가교육위원회에선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하고 교육부는 고등교육과 평생·직업교육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 초·중등교육은 시·도교육청과 단위학교로 권한을 대폭 이양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징검다리 성격인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발족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과 교육부, 청와대는 지난 3월12일 회의를 통해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안을 협의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당정청 협의안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는 대통령 소속으로 총 19명으로 구성된다. 국가교육위원회에선 국가 교육의 비전과 중장기 계획 수립에 관한 사항, 국가 인적자원개발 정책, 학제, 교원 정책, 대학입학 정책의 장기적 방향 등을 소관한다.
특히 당정청은 상반기 중 법안을 통과시켜 올해 안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최근 당정청이 논의하고 있는 수시·정시 비율 조정, 수능 개편 등 교육 개혁 방안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추진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당정청 협의안을 포함해 5개 법안(전희경·유성엽·박경미·안민석 국회의원이 각각 대표발의)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구성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논의가 더뎌진데다 현재 여야의 극심한 대립 상황을 고려하면 법안 통과조차 연내에는 불가능하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관측이다. 총선 정국과 맞물려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자체가 무산 될 가능성도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위원 구성이나 기구의 성격 등 이견이 있어 당장 1~2달 사이에 (법안 통과는) 어려울 것 같다”며 “그렇게 되면 총선 전후라 흐지부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입 제도 개편’을 재차 주문했지만 정작 중장기적 입시 제도를 마련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좌초될 위기에 놓이면서 현장의 혼란만 되풀이 되고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정당이나 정파에 따라 교육 정책의 부침이 심해 학교 현장과 국민들의 혼란과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백년대계 교육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다만 제대로 된 국가교육위원회를 운영하기 위해선 법안의 내용과 방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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