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최근 10년간 법원에 접수되는 민사사건이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민사 본안사건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독촉사건은 3년 연속 150만건을 넘어섰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최근 발행한 2019 사법연감에 따르면, 민사사건 수는 2009년 413만건, 2010년 423만건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475만건을 기록했다. 전체사건의 26.9%, 소송사건의 72.1% 수준이다.
그러나 민사사건 중 본안사건은 2009년 113만건, 2014년 120만건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03만건까지 줄었다. 본안사건은 지난 2008년 민사사건에서 가장 많은 비율(32.1%)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1.8%까지 감소했다.
이는 소송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 내려지는 '각하' 결정과 원고 스스로 소송을 '취하'는 사건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출처=대법원 법원행정처] |
이에 반해 독촉사건은 2009년 98만건으로 100만건에도 못미쳤지만 지난해에는 150만건을 기록했다. 2016년(159만건), 2017년(157만건)에 이어 3년 연속 150만건을 넘긴 셈이다. 지난해 독촉사건은 민사사건의 31.7%로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독촉이란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채무변제의 이행을 구하는 '지급명령' 신청을 법원에 내면 법원이 채무자에게 송달하고 2주내에 별다른 이의가 없으면 곧바로 확정돼 판결을 받은 것과 같은 효과를 부여하는 특별소송절차다.
독촉절차를 이용하면 법원에 출석할 필요없이 간단한 서면제출만으로도 소액심판절차와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주로 소액인 사건에서 많이 이용되는 절차인데, 서민경제가 팍팍해져 빚을 지고 갚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민사소송에서 상소율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사 본안사건 항소율은 합의사건이 40%, 단독사건이 20%, 소액사건이 4.1%를 기록했다. 재판장을 포함해 3명의 판사가 재판부를 이뤄 심리한 사건도 10건 가운데 4건은 당사자가 불복한다는 말이다.
민사 본안사건 상고율도 높다. 고등법원 판결사건인 경우 34%, 지방법원 판결사건 중 1심 단독사건인 경우에는 32.3%이며, 1심 소액사건인 경우에는 20.7%를 기록했다. 3건 가운데 1건 꼴로 대법원 상고가 이뤄지는 셈이다.
하지만 대법원 상고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는 경우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상고심의 사건처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처리된 1만7677건의 민사사건 중 상고기각으로 원심이 확정된 사건이 1만1125건으로 62.89%를, 각하명령은 29.7%를 기록했다. 원심이 파기된 판결은 4.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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