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실적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의 신용등급에 비상이 걸렸다. 신용등급이 하향할수록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에 불리한데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정유업계엔 '엎친데 덮친격'이다. 정유업계의 신용등급 하향 이유는 영업실적 하락과 차입금 증가로 요약된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GS칼텍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신용등급은 기존 'BBB+'를 유지했다.
S&P는 GS칼텍스의 영업실적 저하와 차입금 증가로 향후 1년 동안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감소했다며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S&P는 정유 및 석유화학의 업황 둔화 속에서 GS칼텍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 38%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약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말까지 정제마진(정유업체가 원유를 정제해 남기는 이익)은 배럴당 평균 4.4달러로 1년 전보다 25% 하락했다. 등유, 경유 등은 최근 반등 징후를 보이지만 휘발유, 나프타 등은 여전히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GS칼텍스의 영업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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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의 사정도 비슷하다. 무디스는 순차입금 증가와 실적저하 등의 이유로 지난달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순부채가 설비 투자와 배당 증가로 인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 2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4조3128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3조4954억원 대비 81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와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생산설비 투자를 늘리면서, 지난해 4조5000억원 규모였던 순차입금이 올해 7조4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배당도 현금유출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8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면서 현금유출이 커졌다. 여기에 부진한 실적도 지속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적자에 이어 올해 1·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3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5% 떨어졌고, 2분기에는 4975억원으로 41.6% 감소했다.
에쓰오일(S-oil)도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으로 재고자산 관련 이익이 줄어든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현재 AA+등급을 받고 있는 에쓰오일은 견조한 신용등급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실적하락과 순차입금 증가는 향후 등급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말 차입금은 전년대비 32% 늘어난 6조3937억원 가량이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정제마진 약세 기조와 유가 하락에 따른 대규모 영업손실로 정유사 신용등급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실적 악화 기조와 차입금 증가가 이어질 경우 크레딧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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