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스웨덴 작가 안드레아스 에릭슨이 아시아 첫 개인전을 한국에서 연다.
15. 세마포어 지리산 Semaphore Jirisan, 2019,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템페라 Oil, acrylic, egg-oil tempera on canvas, 195x240cm [사진=학고재] |
안드레아스 에릭슨은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 북유럽관 대표 작가다. 그는 20일부터 11월 3일까지 학고재에서 '하이 앤 로우'를 주제로, 학고재청담에서 '인-비트윈스'를 주제로 전시를 가진다. '하이 앤 로우'전에서는 작가의 회화와 조각, 판화, 태피스트리를 망라해 총 2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학고재 청담에서는 15점의 회화 연작을 집중 조명한다.
'하이 앤 로우' 전시에서는 작가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스웨덴 북부 시네쿨레 산에 머물기 시작한 그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사건과 현상, 자연세계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주로 작업했다. 현장에서 만난 안드레아스는 "나는 계절에 영향을 받는다. 색감을 봐도 겨울에는 흰색, 여름에는 초록색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자연을 기초로 한 작품이 다량 소개된다. 또한 '세마포어 지리산'(2019), '설악산'(2019), '한'(2019) 등 한국의 강산 이름을 붙인 대형 회화 연작도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내용은 언뜻 보인다 85'에 대해 설명하는 안드레아스 에릭슨 2019.09.20 89hklee@newspim.com |
아울러 2015년부터 직조 작업을 충실하게 이어온 그는 실크스크린과 애칭 등 다양한 판화 작품과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 일부 출품했던 청동 조각 연작도 소개한다.
학고재에서 전시되는 '내용은 언뜻 보인다85'는 청동 주조로 만든 가녀린 조각으로 눈길을 끈다. 나뭇가지 위에 새가 앉은 형상인데 이는 자연과 문명 안과 밖의 관계에 대한 사유에 기반해 제작됐다. 스웨덴의 깊은 시골에 위치한 작업실 창문이 주변 풍경을 반사해 시각적 환영을 만들었고 날아가던 새들이 부딪혀 사고를 당했다. 안드레아스는 표면과 환영, 내부와 외부의 경계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환영을 현실로 믿은 새의 신뢰해 감동해 죽은 새를 나뭇가지에 앉힌 형상으로 주조해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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