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보험사들이 간병인지원 보험의 중복가입을 막기로 했다. 간병인을 쓰지 않고 간병인지원 비용을 챙길 목적으로 장기입원 등의 보험사기 우려를 대비해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오는 23일부터 간병인지원일당 담보의 중복가입을 금지키로 했다. 또 관련 상품을 판매중인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중복가입을 막을 방침이다.
이 보험은 가입자(피보험자)가 병이 들거나 다쳐 입원하면 보험사가 간병인을 보내주는 보험상품이다. 만약 간병인이 필요할 정도가 아니라면 간병인지원비용으로 10만원 내외의 보험금을 매일 지급한다.
가령 입원 후 간병인이 필요하면 보험사와 제휴돼 있는 곳에서 간병인이 파견오지만, 간병인이 필요할 정도가 아니라면 보험사는 간병인 인건비에 상응하는 보험금을 매일 지급한다.
문제는 정액형(정해진 보험금 지급) 상품으로 다른 보험사의 상품과 중복가입하면 매일 3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챙길 수 있다. 또 보험금을 노리고 장기입원할 수도 있다.
간병인지원일당 상품은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금감원이 정액형 보험의 중복을 줄이라고 업계에 권고한 탓이다. 즉 입원일당(가입자가 입원시 1~5만원 보험금 지급)담보의 중복가입이 막혀 입원치료 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줄자 사실상 입원일당 보험금을 높일 수 있는 이 상품이 활성화됐다고 보고 있다.
각 상품별로 판매건수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손보업계 전체로 5만건 정도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사들이 이 상품의 중복가입을 막는 또 다른 이유는 금융감독원의 정책을 염려해서다. 금감원은 비슷한 보험에 중복 가입하면 보험사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 지속적으로 중복가입을 방지했다. 앞서 올해 초 높은 보험금을 보장한다며 판매를 활성화했던 치매보험 중복가입도 막았다. 이에 보험사들은 업계의 가입한도를 설정, 최대로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설정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간병인지원일당 담보에 중복가입 후 장기입원 하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복가입을 할 수 없도록 해 보험사기를 방지하고 손해율이 높아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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