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 좋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아 모델 폐기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톱 다운’ 방식을 통한 북핵 협상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적어도 지난 3년간 미국에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은 내가 김정은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그것은 아주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고 김 위원장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미국은 지난 50년간 북한에게 이용만 당하고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는 관계를 갖고 있다. (이전에는) 관계를 가진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북핵 문제 전망과 관련, “해결될지도 모르고 해결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면서 “나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한동안 북한의 핵실험이 없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김 위원장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는 모든 나라들이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상간 ‘톱 다운’ 방식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뒤 볼턴이 북한에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을 요구했던 것이 큰 실수였다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북미 협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도 20일 담화를 통해 “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했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봤다”면서 “이제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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