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돼지열병)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25일 현재 돼지고기 경매가격이 전날 대비 20%나 오르면서 소매가격 추이에 관심이 쏠렸다.
대형마트들은 현재까진 소매가격을 조정하지 않았지만, 도매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인상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가 소매가 인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5일 축산유통종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평균(탕박·등외제외) 경매가격은 kg당 6287원으로 전날보다(5223원) 20.4%나 뛰었다. 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전인 이달 16일 돼지고기 경매가(4403원)와 비교하면 42.8% 급등했다.
한 대형마트 육류 코너의 모습.[사진=뉴스핌DB] |
소매가격도 요동쳤다. 삼겹살값은 전날 기준으로 kg당 2만1234원으로 전월(1만9087원) 대비 2147원(11.2%) 상승했다.
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전인 지난 16일(2만127원)과 비교해 볼 때 1107원(5.5%) 올랐다. 앞선 지난 18일까지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 19일 2만1029원, 20일 2만922원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날 돼지열병이 인천 강화도에서도 발생하면서 다시 돼지고깃값이 상승 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돼지열병 발생지역이 늘어나면서 장기화 조짐이 일고 있는 데다, 살처분 대상 돼지 수도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돼지열병이 처음 발병한 이후 현재까지 연천·김포·인천 강화도까지 4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확진 사례도 전날 확인된 인천 강화가 5번째다. 정부가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살처분 대상 돼지 수도 이날 기준으로 총 5만 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총 2만172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나머지 김포·파주(4차 확진)·강화 농장의 돼지 3만729마리도 살처분 예정이어서 이를 모두 합치면 5만1000여 마리 규모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이번 주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가격을 인상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남아 있는 재고가 있는 데다 이날 정부가 돼지고기 수급에 문제가 있을 것을 고려해 도축된 돼지에 한해 이동을 허용하면서 유통이 완전히 막히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도매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이번 주나 다음 주 초쯤에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삼겹살·목살 등의 가격도 인상될 수밖에 없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돼지고기 소매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도매가격과 소매가는 연동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도매가가 높게 유지되면 소매가에 반영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주나 다음 주 초쯤 인상될 가능성이 크고, 인상 폭은 도매가 인상률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목요일에 상품 가격을 정하는데, 현재까지는 인상 계획은 없다"며, "하루, 이틀 더 지켜본 뒤에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돼지열병이 확산하는 등 인상 요인이 있는 만큼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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