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외신들이 25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른바 ‘우크라 스캔들’을 둘러싼 탄핵 논란이 미국 정국과 내년 대선 구도를 뒤흔들 전망이다.
백악관은 이날 지난 7월 25일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CNN 방송 등은 녹취록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사를 종용했고 미 정부 차원에서 이를 돕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부패 관련 조사 개시와 관련,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과과 접촉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 [사진=로이터 뉴스핌] |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의 아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해 파악하고 싶어하니 바 장관과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무기 구매 의사를 언급하자 “우리의 부탁을 당신이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약속하자, 그에게 백악관에서 와서 외국 지도자들과 만나라고 초대한 것도 드러났다고 전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번 녹취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조사를 위해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뿐 아니라 미 법무장관과도 협력할 것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우크라 스캔들 둘러싼 후폭풍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24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공식적인 탄핵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 백악관을 압박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내부 폭로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압박했다고 보도, 파장을 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보고난 뒤 사과할 것이냐?”면서 “그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 완벽한 통화였다-그들이 놀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트윗을 통해서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자신처럼 나쁜 대접을 받은 대통령은 없었다면서 “민주당은 증오와 공포에 갇혀 있다”며 역공을 펼쳤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