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체결 협상을 이끌 한국 정부 수석대표로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임명했다고 외교부가 26일 밝혔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방위비 협상을 이끌게 된 정 신임 대표는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2차 회의부터 협상에 참여한다.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뉴스핌 DB] |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제28회 행정고시 재경직 수석으로 공직에 입문한 정 대표는 경제·금융·예산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경제관료 출신이 방위비분담 협상대표로 임명된 것은 정 대표가 처음이다. 그간 1991년부터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단위로 체결한 방위비분담 협상대표는 국방부와 외교부 인사가 맡아왔다.
경제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발탁된 배경에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에서 최대한 실리를 지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숫자에 밝은 정 대표를 내세워 미국의 청구서를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정 대표는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등 관계관으로 구성되는 협상 대표단과 함께 합리적이고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위한 협상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2차 회의부터 협상에 참석한다. 지난 24~25일 서울에서 열린 1차 회의는 장원삼 전 대표가 이끌었으며,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는 탐색전을 가졌다.
한미 협상단은 1차 회의에서 협상의 연내 타결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2차 협상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말까지) 3개월 안에 협상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규모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연간 50억달러에 근접한 금액일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이는 올해 1조 389억원의 5배가 넘는 금액이다. 우리 측은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을 위한 협의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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