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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휴식 공간서 장사하는 ‘광주 홈플러스’…방관하는 ‘북구청’

기사등록 : 2019-09-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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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안일한 행정에 불법 영업 지속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대기업이 인도까지 점령해버리는데 장사가 되겠습니까?”

광주 북구 동광주 홈플러스점이 시민들이 이용하는 보행로에 몽골천막과 매대를 설치해 영업에 나서는 등 ‘불법 인도 점령’을 일삼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26일 광주 북구 두암동의 동광주 홈플러스 인근 보도에는 아파트 2층과 맞먹는 5m 가량 높이의 대형 몽골천막 수십개 동이 설치돼 있었다.

광주 북구 두암동 홈플러스 앞 인근 보도까지 설치된 몽골천막과 매대로 인해 시민들이 보행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사진=전경훈 기자]

천막 내부에는 의류와 이불 등을 판매하는 매대들이 빼곡한 모습이었다. 해당 몽골천막과 매대 등이 보행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들은 인도의 반쪽만 이용해 통행하고 있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문화 및 집회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숙박시설 등의 용도로 쓰이는 건축물 중 바닥면적 합계가 5000㎡ 이상 건축물은 대지면적의 10% 이하 범위에서 공개 공지(空地)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광주 홈플러스점도 매장 정문 인근 공개 공지에 벤치 등 시설을 설치했지만, 불법 판매 시설로 활용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빌딩 앞 시민의 휴식을 위해 개방되는 공간인 공개 공지에서 시설물을 설치하고 무단 영업을 하는 등 불법으로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10월 26일부터 최고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건축법 시행까지 한달이 남았지만 지자체의 안일한 행정도 불법 영업을 부추기고 있다.

인근에서 옷 가게를 하는 자영업자 김상훈(가명·56) 씨는 “광장에 나와 장사하는 것을 구청에 민원도 넣어보고 해도 소용없다”며 “바로 즉시 철거하게 해야되는데 철거 시간을 준다며 행사 기간이 끝날때까지 가만히 있으면서 자기들은 철거하라고 공문 보냈다는 말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짜 경기가 어려운 것은 우리같은 소상공인들인데 경기불황이라는 현수막 펼쳐놓은 것을 보면 화난다”며 “대기업이 인도까지 점령하는데 장사가 될리가 있겠습니까”라고 토로했다. 

안태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주남부센터 차장은 “공개공지 땅을 단속하는 공무원의 인력은 한계가 있고, 소비는 한정돼 있는데 대기업에서 광장까지 자리를 차지 함으로써 소비자들이 그곳으로 몰리니 소상공인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대기업과 소상공인이 서로 융화가 되서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시민의 휴식을 위해 개방되는 공간인 공개 공지(空地)에서 시설물을 설치하고 무단 영업을 하고 있다. [사진=전경훈 기자]

이 같은 구조물 등은 인도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음에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취재진이 북구청에 전화를 하자 그때서야 현장에 가서 철거 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구청은 즉시 철거가 아닌 자진해서 철거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려 행사가 끝날때까지 묵인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주변 상인과 시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구청은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음에도 문제가 제기되기 전까지 사실파악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지난 2015년도부터 수 차례 받았음에도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단속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눈총을 샀다. 

또한 이 같은 문제를 알고 있는 동광주 홈플러스에게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두암동 주민 이미현(57) 씨는 “이렇게 광장에서까지 영업을 해버리니까 벤치에 앉아있을 공간도 없는 데다 걸어다니기 불편하기까지 하다”며 “안전점검도 제대로 되지 않는 이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홈플러스 내부 고객까지 위험한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고 지적했다.

동광주 홈플러스 관계자는 “공개공지 땅인건 알지만 홈플러스 자체적으로 하는 행사는 아니고 장애인 단체에게서 장소를 제공해달라는 협조요청이 들어와서 승인을 해준 것 뿐이다”면서도 “실제 장애인 단체인지는 파악하지 못했고, 사실이라면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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