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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국 70주년 대규모 열병식…홍콩은 '애도 시위'

기사등록 : 2019-10-0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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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이한 1일 중국 본토에서는 대규모 열병식으로 축제 분위기였던 한편, 홍콩에서는 대규모 '애도 시위'가 열렸다.

신중국 건국 기념 70주년인 1일, 홍콩의 한 반정부 시위자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얼굴이 담긴 프린트물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 2019.10.01.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 30일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대규모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국경절인 1일 오후 2시부터 코즈웨이 베이 내 빅토리아 공원에서 도심 센트럴까지 행진하는 시위를 계획했었다. 

민간인권전선은 국경절이 국가의 경사가 아닌 '애도의 날'이 돼야 한다고 했다. 1989년 6월 4일 텐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 희생자를 비롯해 국가에 의해 탄압받고 희생된 인권운동가들을 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콩 경찰 당국은 과거 시위대의 폭력적인 집회를 이유로 이날 거리 집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민간인권전선은 홍콩 공공집회·행진 상소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대표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2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홍콩은 시위할 수 없는 곳이 됐다. 우리는 점차 더 베이징과 같아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경찰의 불허에 민간인권전선은 계획된 대규모 집회 일정을 취소했지만 그럼에도 시위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애도를 표현하는 검은색 옷을 입을 것을 요구했다. 

'애도 시위'는 이날 늦은 오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불허에도 시위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31일과 9월 15일 시위 때도 경찰은 시위 집회를 불허했지만 홍콩 시위대는 대규모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 시진핑 "일국양제·평화통일" 방침 강조 

이날 오전 열병식이 본격 진행되기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 텐안먼(天安門) 광장에 서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이 자리에 서서 전 세계에 엄숙하게 중화인민공화국을 발표한 것은 70년전 바로 오늘"이라며 "중국 인민들은 용케 일어서서 민족 회생의 대길에 올랐다"고 입을 뗐다.

이어 "오늘날 사회주의 중국은 세계 앞에 서 있고 이 위대한 국가의 지위를 뒤흔들 만한 세력은 없다"며 "어떤 세력도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이 앞서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강력한 포부를 드러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중국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9.10.01. [사진=로이터TV]

특히, 시 주석은 "우리는 평화통일과 일국양제 전략에 전념해야한다"며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진전시키고 온 나라를 하나로 묶고 우리 나라의 완전한 통일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홍콩의 반정부 및 민주화 운동 시위가 4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와 평화통일이란 기존 방침을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재확인한 것이다. 

베이징 창안(长安)대로를 장식한 열병식에는 첨단 무기가 여럿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열병식의 하이라이트는 둥펑(東風)-41이란 중국의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등장이었다.

CNN에 따르면 둥펑-41은 최대 사거리 1만5000km를 자랑하는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10개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전문가들은 둥펑-41이 이론적으로 발사 30분 안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열병식 후 축제 퍼레이드에서는 각 성(省)과 대표 시를 대표하는 풍선 조형물이 등장했다. '대만'을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도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는 중국 정부가 얼만큼 양안관계와 향후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조형물이었다.  

◆ 홍콩 시내 상점 셔터 닫아…'검은 물결'로 긴장감 고조 

열병식이 한창 진행 중에 있던 이날 오전 홍콩 시내는 고요했지만 오후가 되면서 거리에 검은 물결이 일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이날 취안완, 툰먼, 완차이, 선수이부, 웡타이신, 샤틴구 등 홍콩 시내 전역에서 크고 작은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친중 시위대 '세이프가드 홍콩' 역시 1만명의 자원자를 동원해 중국 오성기 훼손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물론, 친중 시위대와 대립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십여명의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가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열병식이 한참 진행 중이던 낮 12시 20분께 코즈웨이 베이 패션워크 밖에서였다. 이들은 센트럴로 행진하며 5개 주요 요구사항을 외쳤다.

영국 국기를 든 약 100명의 시위자들은 애드미럴티에 있는 영국 영사관 앞에 모였다. 이들은 중국 국경절날 영국 국가 '하느님, 여왕(국왕) 폐하를 지켜 주소서'를 부르며 영국 정부의 적극 도움을 요청했다.

인터뷰에 응한 67세 남성 로우 씨는 "1997년 반환 전의 홍콩은 자유로운 사회였다. 우리는 영국 정부에 중국과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1일,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가 입법회 근처서 행진하고 있다. 2019.10.01. [사진=로이터 뉴스핌]

오후 1시 30분께 코즈웨이 베이에서는 수천명의 시위자들이 모여 센트럴로 행진하기 시작했다. 경찰청과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에는 진압 경찰들이 출동했고 퍼시픽 플레이스몰에는 "자유를 위한 투쟁" "반공산주의"라고 쓰인 현수막을 설치했다. 

홍콩 애드미럴티역과 완차이 프린드 에드워드 지하철역은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코즈웨이 베이, 선수이부, 웡타이신, 샤틴 등 11개 지하철역은 오전 11시부터 입구가 폐쇄된 상태다. 홍콩 센트럴의 IFC 몰과 애드미럴티의 퍼시픽 플레이스, 타임스 스퀘어 등 대형 쇼핑몰도 셔터를 내렸다. 

현재 센트럴과 코즈웨이 베이를 잇는 주요 도로에 시위자들이 집결하고 있다. 웡타이신과 샤틴에는 바리게이드가 설치됐다. 수십명의 폭동 진압 경찰은 툰먼구 타운 플라자 밖에서 100여명의 시위자들과 충돌을 빚었고 경찰은 최루탄을 쐈다. 웡타이신에서도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있었다는 소식이다.

시위는 이날 저녁부터 고조돼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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