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페이스북이 법적인 송사에 휘말릴 수 있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IT 매체 더버지는 저커버그가 지난 7월 페이스북 직원들과 가진 두 차례의 공개 만남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음성 녹음본을 입수해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사를 분할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믿는 엘리자베스 워런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서 "만약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나는 우리가 법적인 소송에 휘말릴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 소송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어 "그래도 우리에게 (워런 의원의 당선은) 끔찍하지 않은가?"라고 했다.
앞서 지난 3월 워런 상원의원은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 IT 공룡들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분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버지는 저커버그의 발언이 페이스북이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50억달러의 벌금을 내는 데 합의한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번 사건이 저커버그가 내부적으로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 문제를 어떻게 논의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커버그가 의회 증언과 언론 인터뷰 등 공개 석상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보도가 나온 뒤 워런 의원은 트위터에 "정말 끔찍한 것은 우리가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기업들이 불법적인 반(反)독점 관행을 저지르고, 소비자들의 사생활 권리를 짓밟으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자신들의 책무를 거듭 저버리게 하는 부패한 시스템을 고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워런 의원은 이어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 등의 대형 기술 기업들에게 책임을 물게 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거대 기술기업들이 분할돼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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