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이성화 기자 = 법원 국정감사도 기승전 ‘조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야는 국감 초반부터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2)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명재권(52·사법연수원 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증인 출석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원은 갈등과 분쟁 조절 역할을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법관이 하는 재판의 기준과 잣대가 한결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명재권 판사를 비롯한 영장전담판사를 현장증인으로 불러 영장 발부 기준이 뭔지 국민에게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이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현장까지도 정쟁의 장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참담하다”면서 “영장심사 역시 재판인데, 국감을 통해 압력하고 국회가 개입하고자 하는 시도가 너무 참담하다”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자 결국 여상규 위원장은 1시간가량 정회 후 “명 부장판사가 자진출석하면 진행하고 아니면 우리가 할 것을 하자”고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창보 서울고등법원장,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
여야는 조 장관 수사의 각종 영장을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여당은 압수수색 영장 발부 등이 과도하다고 주장했고, 야당 의원들은 동생 조 씨의 영장 기각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정점식 의원은 “동생 조 씨의 주요 범죄 사실인 2억 수수는 (재판 단계에서) 최소 3,4년의 실형이 선고될 범죄로, 재판에서 장기실형 선고가 있을 경우 도주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법원 관행이지 않느냐”면서 “또 수술이 필요없다는 의견서를 냈음에도 피의자 건강상태를 고려해 영장을 기각했는데 이게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단이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 역시 “관련자들에게 증거 없애라고 지시하고 허위 진술하라고 한 사람이 증거인멸 가능성이 없겠느냐”며 “이걸 두고 ‘로또기각’, ‘조국 패밀리 영장 불패신화’라고 하는 것”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명 부장판사가 영장전담부로 자리를 옮기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9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사건 수사로 영장청구율이 늘자 영장전담재판부를 증설하고, 형사단독부에서 근무했던 명 부장판사를 영장전담재판부로 보냈다.
장 의원은 “지난해 구속영장과 체포영장 청구는 줄었고 압수수색영장은 22% 늘었는데 영장청구가 늘어나서 영장전담재판부를 늘렸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사법농단과 관련해 ‘바로잡으라’고 하니 대법원장이 화답한 것이다. 저는 사람을 투입해 원하는 결정을 내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인사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
다만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은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법원장이 영장담당 판사의 처리 결과, 특히 구체적인 기각 사유 당부(當否)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에서 영장 재청구 방침을 밝힌 상황인데 제가 옳다고 하면 옳다고 하는 대로, 그르다고 하면 그르다고 하는 대로 영향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영장 기각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장관 주거지에 대해 3차례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는데, PC·노트북 등 저장매체는 워낙 다양한 정보가 있어 조심해야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충분한 검토 없이 영장 발부됐다”며 “헌법적 책무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 법원장은 “압수수색영장 발부 남발 지적에 대해 뼈 아프게 받아들이겠다”며 “강제수사는 기본권 침해를 수반하므로 다른 수단에 의한 증거물 확보 수단이 없을 때 필요 최소한 범위 내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답했다.
법사위는 국감을 잠시 정회하고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질의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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